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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바리데기2

신화, ‘집단 정체성’의 기억들 [서평] 신동흔, (2005, 한겨레신문사) 우리에게 낯익은 신, ‘옥황상제’나 ‘용왕’의 계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옥황상제’는 하늘을, ‘용왕’은 바다와 하천 등, 모든 물의 나라를 통치하는 신격(神格)임을 알고 있지만, 그런 계보의 근원이 우리의 민간 신화(무속 신화)에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대체로 사람들은 그 낯익은 이름을 통해 도교나 불교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국문학자 신동흔이 쓴 ‘살아 있는 우리 신화’(한겨레신문사)는 그 같은 신들의 계보를 밝히면서, 방 안에 모신 ‘삼신’이나, 부엌의 신 ‘조왕 할아버지’, ‘조왕 할머니’ 같은 ‘가정(家庭) 신’도 그 계통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고 일러 준다. 물론 그들의 계보는 올림포스의 제신(諸神)들처럼 일목요연한 체.. 2019. 11. 13.
‘황석영’을 다시 읽으며 작가 ‘황석영’과 그의 소설들 올해 고등학교로 돌아와 작문 시간을 맡았다. 내게 주어진 시수는 주 1시간. 이 시간은 아이들의 ‘소설 발표 수업’으로 진행한다. 아이들이 주어진 소설을 공부해 와서 두세 명씩 발표하는 형식이다. 한 학기에 한 차례씩 돌아가니 지난 1년간 아이들은 모두 두 편씩의 소설을 발표한 셈이다. 소설 선정은 우리 현대소설을 망라한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고등학교 필독 소설, 단편 소설이 중심이다. 우리는 학기당 서른 편씩, 모두 60여 편의 소설을 공부했다. 아이들은 주로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수집·가공하여 유인물을 만들어 발표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적지 않은 아이들은 만만찮은 이해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루는 작품들은 대체로 내가 이미 읽은 것들이지만, 때에 따라 기억이 가물가.. 2019.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