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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믿음2

병원 나들이, 의사와 환자 환자와 의사의 신뢰 관계 환자에게 의사 선택권이 있는가. 형식적으로만 보면 답은 ‘있다’이다.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혹은 그 방면의 전문가인지에 대한 정보를 기초로 환자들은 의사를 찾아 길을 나선다. 이 나라 안에 숱한 대학병원, 종합병원에 있는 ‘특진’은 그 선택의 최종 도착지다. 진료는 불과 몇 분에 그치지만 환자는 예의 대단한 명의를 만났다는 것으로도 상당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특진료는 그 ‘위안’에 대해 지급하는 돈이기도 하다. 일반진료보다 훨씬 비싼 진료비를 물면서 환자들이 특진에 집착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명의를 통하여 자기 신병이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바꿔 말하면 대부분 환자가 주변의 의사들에게서 그런 확신을.. 2021. 4. 17.
2014년 4월(1) 잔인한 봄―노란 리본의 공감과 분노 세월호 희생을 기리는 노란 리본, 그 공감과 분노 어제 역전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지역에선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다. 오후 여섯 시, 퇴근 무렵이어서 역사를 등진 채 거리를 바라보며 앉은 참가자들 주변은 역사를 오가는 행인으로 붐볐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 추모의 성격에 걸맞게 행사는 차분하고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주최 쪽에서 참가자는 물론이고 행인 가운데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도 노란 리본을 나누어 주었다. 행인들은 가끔 걸음을 멈추고 행사에 귀 기울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옮기곤 했다. 스무 살도 안 된 재벌 3세에게서 ‘미개하다’고 비난받았지만 국민들은, 이 끔찍한 재난 앞에서 ‘내남’을 구분하지 않는 따뜻한 사람들인 것이다. 교사 한 분이 나와 소회를 밝히면.. 2019.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