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민간요법2

가시지 않는 통증, ‘수지침’ 세트를 꺼내다 어깨 통증 때문에 잊었던 ‘수지침’을 떠올리다 1989년 여름에 해직되었다가 1994년 봄에 복직했던 동료들 사이엔 해직 기간의 ‘3가지 성취’가 이야기되곤 했다. 첫째가 운전면허 취득이었고, 둘째가 컴퓨터 공부, 셋째가 수지침(手指針) 공부였다. 4년 반에 이르는 해직 기간은 비록 교단에서 배제되긴 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걸 익힐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글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걸 이루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나도 거기에 낄 수 있었다. 1991년 1월에 운전면허를 땄고, 해직 기간에 286에이티(AT) 컴퓨터를 장만하여 부지런히 컴퓨터를 공부했고, 연수를 통해 흉내를 낼 정도의 수지침을 배웠기 때문이었다. 1989년 겨울에 우리는 이삼일쯤 말미를 내어 서울에.. 2021. 1. 7.
박과 바가지, 그리고 뒤웅박 이야기 농촌의 일상, 자투리땅에도 재배하는 박 이야기 지난 주말에는 장모님 밭에 다녀왔다. 손을 못 대 하우스 안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좀 매고, 수확 시기를 놓쳐서 곯고 있는 고추를 따기 위해서다. 두어 시간 남짓 땀을 흘리고 나니 하우스 안 인물이 훤해졌다. 딴 고추는 하우스 한복판에 깔아놓은 천막지에다 널었다. 두어 시간 하우스 안에서 몸을 움직였더니 땀이 흠뻑 났다. 하우스에서 나와 밭을 돌아보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났다. 아내가 하우스에 오래 있으면 가끔 그렇다면서 쉬라고 했다. 사진기를 꺼내 이것저것 밭과 작물을 찍었다. 농로와 붙은 밭의 비탈면에는 박을 심었다. 적지 않게 따냈는데도 아직 열매를 맺기 시작한 놈부터 제법 굵어진 놈까지 박은 군데군데 열려 있다. 아내가 가끔 내어놓는 박나물도 여기서 .. 2019.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