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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미나리강회2

쑥갓 맛을 새로 배우고 익히다 잘 안 먹던 쑥갓을 새로 먹으며 맛을 익히다 벗 세한도는 나를 두고 ‘미식가’라고 이른다. 글쎄, ‘맛있는 음식을 가려 먹는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이라는 본뜻으로라면 나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그게 단지 ‘입이 좀 까다로운 사람’이거나 ‘맛에 좀 예민한 사람’이라는 의미라면 동의할 수 있다. 입이 까다로워서 어릴 적부터 잘 먹지 못하는 게 많았다(이는 미식가의 자질에 한참 못 미치는 특성이다). 비린 것을 꺼려서 젓갈을 넣은 김치(우리는 이를 ‘젓지’라고 했다)를 먹지 않았고, 읍내의 국수 공장에서 빼 오는 소면(‘왜국수’라고 했다)도 비린내가 나서 잘 먹지 않았다. 나는 향에 예민하다 무엇보다 나는 향신료(香辛料) 맛에 예민한 편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향신료를 많이 쓰는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의 .. 2021. 6. 2.
미나리, 미나리강회, 그리고 봄 풍성한 봄의 향기, 미니리강회가 밥상에 올랐다 공연히 어느 날, 아내에게 그랬다. 요새 시장에 미나리가 나오나? 그럼, 요즘 철이지, 아마? 왜 먹고 싶어요? 그러고는 나는 미나리는 잊어버렸다. 그런데 어제 아침 밥상에 미나리강회가 올랐다. 서둘러 교회에 가야 하는 일요일 아침이라 좀 약식이긴 했다. 그러나 입안에서 퍼지는 그 향은 예전 그대로다. 아침상에 오른 미나리강회 인터넷에서 미나리를 검색했더니 한 지방 신문의 미나리 수확 기사가 뜬다.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이란다. 미나리꽝에서 농민들이 얼음을 깨고 미나리를 수확하고 있는데 정작 그게 미나리꽝인지 어떤지는 금방 짚이지 않는다. 얼음에 덮인 논에 비치는 것은 웬 붉은 빛이 도는 나뭇잎 같은 것일 뿐이다. ‘미나리를 심는 논’을 ‘미나리꽝’이라고 한다.. 2019.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