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향1 쑥갓 맛을 새로 배우고 익히다 잘 안 먹던 쑥갓을 새로 먹으며 맛을 익히다 벗 세한도는 나를 두고 ‘미식가’라고 이른다. 글쎄, ‘맛있는 음식을 가려 먹는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이라는 본뜻으로라면 나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그게 단지 ‘입이 좀 까다로운 사람’이거나 ‘맛에 좀 예민한 사람’이라는 의미라면 동의할 수 있다. 입이 까다로워서 어릴 적부터 잘 먹지 못하는 게 많았다(이는 미식가의 자질에 한참 못 미치는 특성이다). 비린 것을 꺼려서 젓갈을 넣은 김치(우리는 이를 ‘젓지’라고 했다)를 먹지 않았고, 읍내의 국수 공장에서 빼 오는 소면(‘왜국수’라고 했다)도 비린내가 나서 잘 먹지 않았다. 나는 향에 예민하다 무엇보다 나는 향신료(香辛料) 맛에 예민한 편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향신료를 많이 쓰는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의 .. 2021. 6.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