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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문예중앙2

한 독자와 비평가의 ‘신경숙 읽기’ 내가 읽은 신경숙, 그리고 오길영 교사가 읽은 신경숙 나는 고교와 대학 시절에 좀 느슨한 소설 습작기를 가졌던 사람이다. 굳이 ‘느슨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오직 거기에 ‘다 걸기’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소설 쓰기를 ‘운명’처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몇 군데 대학문학상을 받았고(이 대목은 그냥 ‘초등학교’ 때 공부 좀 했다는 정도로만 받아들이시기를^^) 대학을 졸업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는 내 습작기를 끝내버렸다. 주변에선 너무 쉽게 포기한 것 아니냐며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나는 우정 모든 미련을 접어 버렸다.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내 천박한 시각과 세계관 따위로 ‘감자 한 알 적시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신경숙 읽기는 불편했다 진부한 표현을 빌리자면.. 2019. 9. 8.
묵은 책을 버리며 미련도 함께 버리다 서가를 정리하면서 마침내(!) 책을 좀 ‘버리기’로 했다. 크고 작은 서가 여섯 개가 가득 차게 된 게 꽤 오래전이다. 새로 서가를 들일 공간도 없고 해서 칸과 칸 사이의 여백에다 책을 뉘어서 넣거나, 크기가 작은 책은 두 겹으로 꽂는 등으로 버텨왔다. 삼십 년이 넘게 모아온 책이지만 어차피 장서가(藏書家) 축에 들 만한 규모도 아니고, 그걸 추구한 적도 없다. 그러나 조그만 책꽂이에다 꽂으며 불려온 책이 하나씩 들이는 서가를 채울 만큼 늘어나면서 그걸 바라보는 마음이 넉넉해졌던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책 읽기의 강박 30년, 책을 버리다 대학 시절에야 워낙 궁박한 처지여서 책도 마음대로 한 권 못 샀고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곤 했다. 매달 책을 사서 읽게 된 것은 초임 발령을 받아 아이들을 가르치게 .. 2019.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