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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문무왕2

‘은빛 억새 물결?’ 아직은 철이 이르다 [여행] 경주 무장봉 억새군락지 등정기 바야흐로 ‘억새’의 계절이다. 정선의 민둥산을 비롯해 창녕의 화왕산, 이른바 영남 알프스라는 간월재 등 드넓은 억새군락지를 자랑하는 산이 사람들로 붐비는 시절이 된 것이다. 화왕산은 20여 년 전에, 간월재는 지난해에 다녀왔지만, 정선 민둥산은 겨누어 보기만 하다 넘긴 게 몇 해째다. 억새평원은 경주 무장산에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민둥산은 너무 멀다. 포털에서 승용차 길 찾기를 해보면 무려 4시간이 좋이 걸린다고 나오니 겨누기만 하다가 말 수밖에.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앞자리의 동료가 ‘경주 무장산 억새도 괜찮다’고 거들었다. 무장산? 웬 ‘무장(武裝)’? 30여 년 전에 경주 근처에서 몇 해 산 적이 있는데도 낯선 이름이다. 하필 이름이 무장이람, 하고 생각했는데.. 2019. 10. 26.
문정희 시인, 여자의 ‘몸속 강물’을 노래하다 문정희 시 ‘물을 만드는 여자’ 여성주의 시를 검색하다가 문정희의 시 ‘물을 만드는 여자’를 발견했다. 읽고 나서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야, 이건 정말 압권이야. 나는 교내 메신저로 11명의 동료 국어 교사들에게 이 시를 전송했다. 문정희의 시를 즐겨 읽었지만 처음 만나는 시, 그런데 최고네요! 여자, ‘대지의 어머니’가 되다 이 시는 여성의 배뇨를 소재로 한 시다. 시인은 딸들에게 ‘아무 데나 서서 오줌을 누지 말’고 ‘푸른 나무 아래 앉아서 가만가만 누’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네 몸속의 강물’이 ‘흙 속에 스미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고 권한다. 그 소리는 ‘세상을 풀들’을 ‘무성히 자라’게 하고 ‘네가 대지의 어머니가 되어가는 소리’다. [시 전문 텍스트로 보기] 시인은 ‘때때로 편.. 2019.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