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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목계장터2

목계나루와 신경림의 ‘목계장터’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남한강 강변의 내륙 포구 목계리 어제 우연히 목계 나루터를 다녀왔다. 원주의 토지문학공원을 거쳐 법천사·거돈사 등 절터를 돌아오던 귀갓길에서였다. 원주도 초행이었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들어간 충주 쪽도 낯설기는 매일반이었다. 오후 내내 날씨는 찌푸린 채였고, 네 시가 넘으면서 비가 찔끔찔끔 뿌려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강변을 끼고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남한강이었던가. 오른쪽으로 제법 큰 다리 하나를 흘낏 스쳐보았다고 느꼈는데, 눈앞에 ‘목계나루터’라 새긴 거대한 돌비가 튀어 들어왔다. ‘목계’라……, 저게 신경림의 시 “목계장터”의 그 ‘목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내 짐작이 맞았다. 목계(牧溪)는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2020. 4. 26.
원주, 허물어진 절터를 찾아서 [지각답사기 ①] 원주 흥법사(興法寺)터와 법천사(法泉寺)터, 거돈사(居頓寺)터 애당초 길을 떠날 때의 목적이야 뻔하다. 답사다운 제대로 된 답사를 하겠다는 다짐도 다짐이거니와 미리 목적지 정보를 간추려 들여다보면서 머릿속이나마 챙길 것과 버릴 것을 가늠해 놓는다. 그러나 막상 길을 떠나 목적지에 닿으면 이런 다짐과 계획은 어긋날 수밖에 없다. 답사하고자 한 유적지가 언제나 내 뜻대로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미리 파악한 정보가 유적의 변화를 담고 있지 않을 때도 있고, 작정하고 수십에서 수백 장의 사진을 찍지만, 촬영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많다. 무엇보다 돌아와서야 빠뜨린 풍경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실망은 오래 마음에 앙금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각답사기’를 쓰게 하는 .. 2019.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