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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맏이2

시나브로 ‘아비의 시대’는 가고 장성녕의 맏이, 결혼식에 다녀와서 미라가 시집을 갔다. 2008년 아버지를 잃고 올 4월에는 어머니까지 잃고 두 동생을 거두어야 했던 고 장성녕 선생의 맏이 미라가 결혼했다. 아랫도리를 벗고 지내던 시절부터 보아온 아이고 자라는 과정에서 아이의 심덕을 잘 알고 있는 터여서 혼인 소식에 반색을 아니 할 수 없었다. [관련 글 : 잘 가게, 친구(2008. 2. 14.) 지아비와 함께 편히 쉬시라(2012. 5. 1.)] 지난 4월, 제 어머니 장례를 치를 때 아이의 곁을 지켰던 건실한 청년이 있었다. 그냥 마지못해서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제 일처럼 발 벗고 나서 여러 가지 궂은일 마다치 않던 친구였다. 장례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우리는 그 친구에게 덕담을 건넸었다. 어쨌든 이른 시일 안에 국수를 먹게 해 주.. 2019. 11. 14.
벌초 이야기(1) 다시 벌초의 계절이다 다시 벌초의 계절 벌초 시즌이다. 좀 이르게 서둔 이들은 벌초를 마쳤을 게고, 미룬 사람은 다음 주말도 바쁠 터이다. 아마 지난 주말부터 전국의 묘지를 품은 산마다 예초기 소리가 진동했을 게다. 벌초하다 다치거나 벌에 쏘여 경을 친 사람들 기사가 가끔 보도되기도 하지만, 그들의 불운은 스쳐가는 후일담에 그칠 뿐이다. 벌초는 마땅히 ‘산 사람’, 후손들의 의무인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벌초를 다녀왔다. 늘 동행했던 아들 녀석 없이 혼자 떠나는 길은 좀 서글펐다. 1시간쯤 후에 목적지에 닿았다. 내 본관인 인동(仁同)은 칠곡군이었다가 나중에 구미가 공단으로 도시화하면서 거기 편입된 동네다. 인동 황상동에는 지금 우리 작은집 일가가 모여 살고 있다. 원래는 내 고향 윗동네에서 살았지만, 거기도 공단이 들어서면.. 2019.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