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띄어쓰기4

“‘잘난 체’하며 낙지를 ‘통째로’ 삼키더니 ‘앉은 채’로 기절했다.” 의존명사 ‘체’와 ‘채’, 그리고 접미사 ‘째’ 언젠가부터 사과를 잘 씻어서 껍질째 먹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사과를 깎는 게 성가시기도 하지만, 아마도 사과 껍질을 깎아내고 먹는 데는 우리나라뿐이라는 걸 새삼 확인하면서다. 물론 농약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리 영농 관행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기는 하다. 사과 껍질에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데다 껍질째 먹으면 항산화 효과 8배라고 하니 잔류 농약만 잘 씻어내면 깎지 않고 먹는 건 괜찮은 선택이다. 과일은 대부분 껍질을 벗기고 먹지만, 껍질은 과육을 보호하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어서 거기에도 영양소가 적지 않은 것이다. 접미사 ‘-째’ ‘껍질째’에 쓴 ‘-째’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대로’ 또는 ‘전부’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그러므로.. 2024. 3. 14.
‘밝혀진 바’와 ‘밝혀진바’는 어떻게 다른가 [가겨찻집] 의존 명사 ‘바’와 연결어미 ‘ㄴ바’의 구분 흔히 ‘의존 명사’로만 알려진 ‘바’는 때에 따라서는 어미 ‘-ㄴ바’의 형식으로도 쓰인다. 아래 예문을 보자. ⑴ 회의에서 심의한 바를 발표하겠습니다. ⑵ 규정을 심의한바 몇 가지 빠진 게 있었다. 예문 ⑴의 ‘심의한 바’와 ⑵에 쓰인 ‘심의한바’는 띄어쓰기만 다를 뿐 같은 낱말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의 문법적 차이는 ⑴은 동사의 관형사형 ‘심의한’에 의존 명사 ‘바’로, ⑵는 어간 ‘심의하’에다 어미 ‘ㄴ바’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의존 명사 ‘바’ 은 의존 명사 ‘바’의 뜻을 네 가지로 풀이하고 있다. 그것은 ⑴앞에서 말한 내용 그 자체나 일 따위를 나타내는 말, ⑵일의 방법이나 방도, ⑶앞말이 나타내는 일의 기회나 그리된 형편의 뜻을 나타내는 .. 2021. 1. 6.
‘조사’와 접미사 ‘-하다’는 붙여 쓰자 조사는 앞말에, 접미사 ‘-하다’는 어근에 붙여 써야 한다 “우리말은 정말 어렵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되돌려 주는 말은 늘 같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의 반의반만 들여 보라.” 그래도 대부분 머리를 갸웃하고 만다. 아무도 정작 그렇게까지 애쓰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걸 모른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안 되는 일 따위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말이 어렵다는 데 내가 유일하게 동의하는 부분이 ‘띄어쓰기’다. 영어의 장점은 띄어쓰기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20년이 넘게 우리 말글을 가르쳐 왔어도 여전히 긴가민가 싶은 게 이쪽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다른 사람들의 띄어쓰기에 대해 너그러워질 수밖에 없다. 어떠냐고 물으면 됐네, 그만하면 되겠다고.. 2020. 8. 7.
‘뿐’과 ‘-ㄹ뿐더러’, 띄어쓰기는 어렵다? [가겨 찻집] 의존명사 ‘뿐’과 보조사 ‘뿐’, 그리고 어미 ‘-ㄹ뿐더러’ 어쩌다 텔레비전 한글 퀴즈 쇼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갑자기 머릿속에 하얘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 부분이 띄어쓰기다. 요즘 글을 쓰면서 ‘한글 2018’의 맞춤법 기능이 얼마나 기막힌 것인가를 실감하고 있다. 정말 생광스럽게 이 기능의 도움을 받고 있다. [관련 글 : 뒤늦게 아래 아 한글에서 맞춤법을 배우다] 띄어쓰기는 어렵다? 띄어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같은 단어인데도 그 문법적 기능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조사인지 접미사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고 의존명사와 어미의 구분도 모호할 때도 있다. 모든 단어를 띄우는 로마자가 부러워지는 대목이다. (1) 나는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 (2) 모란이 지고 나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2020.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