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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동요2

버스 종점의 할미꽃 우리 동네 버스 종점에 핀 할미꽃 집에서 한 백여 미터를 걸어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시내 여러 방면에서 오는 버스의 종착지니 이른바 종점(終點)이다. 정류장은 지금은 문을 닫은 음식점의 뜰 앞이다. 며칠 전, 버스를 기다리다가 그 뜰의 수양버들 아래 피어 있는 할미꽃을 만났다. 버스 종점에 핀 할미꽃 올봄, 거의 하루걸러 북봉산을 오르면서도 만나지 못한 할미꽃이다. 진달래는 지천으로 피어나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지만 정작 할미꽃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할미꽃을 동네에서 만나다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거기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할미꽃이 언제부터 귀한 꽃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릴 적에 할미꽃은 진달래처럼 지천이었다. 양지바른 무덤들 주위에 다소곳이 피어나던 그 꽃.. 2020. 4. 25.
나팔꽃과 동요 ‘꽃밭에서’ 나팔꽃의 계절과 동요 ‘꽃밭에서’ 바야흐로 ‘나팔꽃의 계절’이다. 주변에서 나팔꽃을 일상으로 만나게 된 건 요 몇 해 사이다. 걸어서 출근하다 보면 두 군데쯤에서 새치름하게 피어 있는 나팔꽃을 만난다. 한 군데는 찻길에 바투 붙은 커다란 바위 언덕이고 다른 한 군데는 주택가의 축대 위다. 굳이 ‘새치름하다’고 쓴 까닭은 굳이 설명할 일은 없을 듯하다. 때를 맞춰 활짝 무리 지어 피어난 꽃은 ‘흐드러지다’고 표현하지만 이른 아침, 산뜻한 햇살을 받으며 꽃송이를 여는 나팔꽃을 ‘흐드러지다’고 묘사하는 것은 아이들 말마따나 ‘에러’기 때문이다. 나팔꽃은 말 그대로 꽃잎에 나팔 모양으로 생겼다. 짙은 남색이나 연보라, 연파랑 등의 산뜻한 색상으로 피어나는 나팔꽃은 수더분하거나 넉넉함과는 거리가 멀다. 뭐라 할까.. 2019.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