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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당신3

‘고객님’에서 ‘사장님’까지 - 우리말의 ‘호칭’ 생각 두루뭉술한 우리말의 ‘호칭어’ 접객업소나 가게 따위에서 ‘사장님’으로 불린 경험은 중년 이후의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글쎄, 그런 호칭을 들으면 기분이 좋은 이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기실 ‘사장’과는 무관한 사람이 그런 호칭을 들어야 하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런 호칭을 선택한 것은 일종의 예우다. 그가 사장이든 아니든 그건 별문제가 아니다. 이 호칭은 본인의 지위와는 무관한 ‘말치레(립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장’으로 불린 사람이 이걸 가지고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껏해야 지나가는 말로 ‘나 사장 아닌데…….’ 하고 얼버무리는 게 고작인 것이다. 사장님, 아버님… 나는 집 앞의 이용소에서 10여 년 가까이 ‘사장님’이란 호칭으로 불리었다. 상.. 2020. 6. 12.
아이 업은 저 여인, 어딜 가는고 안동 서지리 ‘서낭당’과 ‘선돌’을 찾아서 소싯적 일이다. 이웃 마을에서 산 너머 동네로 넘어가는 산길이 있었다. 버스를 타고 신작로로 가면 금방이었지만 자동차도 드물고 어지간한 거리라도 걸어 다니던 시절이었다. 밋밋한 오르막 위 산등성이에 일부러 만든 듯한 묘한 돌무더기가 하나 있었다. 사람마다 거기다 돌멩이 하나씩을 던져 넣고 지나갔다. 그 마을 아이들은 그게 ‘아기 무덤’이라고도 했고, ‘귀신 무덤’이라고도 했던 것 같다. 거기다 돌 하나라도 던져넣고 가지 않으면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도 모른다고 아이들은 우리를 은근히 을러대곤 했다. 지금은 아마 그 길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근대화의 물결이 들이닥치면서 시골에 남아 있었던 공동체의 흔적 따위는 거짓말처럼 지워졌으니까. 그 미스터리의 돌무더기가 .. 2020. 6. 11.
2인칭 대명사 ‘당신’ 정치권의 2인칭 대명사 ‘당신’ 논란 요즘 ‘당신’이란 낱말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치권발 소식이다. 거두절미, 요점만 따서 말하면 이렇다. 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충청도에서 열린 당원 보고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국정원과 단절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 그래야 당신의 정통성이 유지된다.” 이 발언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 의원이 대통령에게 쓴 ‘당신’이라는 지칭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제2의 귀태’ 발언이라며 반발,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 측은 “‘당신’은 상대방이 없을 때 높여 부르는 말이지 막말이 아니”라고 일축했다고. 당신, ‘막말’인가, ‘높임말’인가 여기까지는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정치적 공방으.. 2020.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