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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담쟁이2

세종시, 시인 김남조와 도종환 정국을 바라보는 두 시인의 엇갈린 시선 초임 시절에 여고생들에게 그의 시 ‘겨울 바다’를 가르쳤지만 정작 시인 김남조(1927~ )에 대한 내 기억은 텅 비어 있다. 그는 마치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피안의 공간에서 오롯이 자기만의 성을 쌓고 사는 이처럼 느꼈던 까닭이다. 그이가 쌓은 시적 편력이나 삶과 무관하게 내게는 그는 단지 교과서에 시가 실렸던 시인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 에서 기사(김남조 “대통령은 원전 파는데 촛불? 세종시?”)를 읽고서야 그의 존재를 간신히 확인했을 정도다. 나의 관심과 상관없이 그는 여든을 넘긴 노인이지만 생존해 있었다. 그것도 국민원로회의 공동의장의 자격으로 말이다. 원로시인 김남조의 ‘안타까움과 연민’ 국민원로회의가 어떤 조직인지는 그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 외에.. 2021. 1. 15.
접시꽃, 기억과 선택 사이 접시꽃, 저장된 기억의 선택 언젠가는 “사물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매우 선택적인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썼지만 이제 “사물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매우 선택적이다.”로 써도 무방할 듯하다. 우리 기억의 층위를 채우는 갖가지 사물들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억의 선택, 접시꽃 어느 해 봄은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이, 또 어느 해에는 숲마다 담쟁이덩굴이 무성했다, 고 느낀다. 그러나 그 해 특별히 찔레꽃이 풍년이었던 사실을 입증할 방법도, 그때가 담쟁이의 생육에 특별히 더 좋았던 시기였다는 객관적 증거도 없으니 그 느낌이란 결국 기억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상에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때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그것은 얼마든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 2020.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