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남학생2

‘사내애’들에 ‘적응하기’ 한 달 옮긴 학교에서 한 달 남학교에 와서 사내아이들과 수업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사내아이들을 겪지 않은 것도 아니면서도 어쩐지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내가 맡은 반은 모두 이과 반이다. 문과 반도 국어보다 수학을 잘한대서 ‘수학고등학교’라고도 불린다는 학교다. 수학적으로 사고하기를 즐기는 아이들에게 ‘문학’은 좀 멀다. 그건 감성과 이성 양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는 얘기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 비슷한 학력을 가진 집단이라면 여학생들은 언어영역에서 남학생은 수리 영역에서 평균 3, 4점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게 보통이다. 단순한 성별 차이가 아니라 뇌 구조 상으로도 증명되는 경향이란다. 그래서일까, 전임지에서의 국어 시간이 은근히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전임지에서 겪은바 여자아이들은 국어.. 2021. 4. 6.
‘눈 맑은 사내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나? 사내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남녀학교를 두루 돌아다닌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춘기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정신연령이 훨씬 높다는 통설은 사실에 가깝다. 여학생들은 아주 감성적이면서도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데서 뜻밖에 폭넓은 관점과 태도를 보여준다. 물론 이 통설은 개인차를 무시한다는 전제에서 유효하다. 여학생들이 자기 이해를 유독 밝히는 깍쟁이일 거라는 편견은 생각보다 훨씬 뿌리 깊다. 그러나 실제로 여학생들은 ‘관계’에 대한 이해에 있어 훨씬 어른스러운 입장과 태도를 보인다. 복잡한 걸 꺼리고 단순한 걸 선호하는 남자아이들은 즉흥성이 강하고 여자아이들은 문제의 전후좌우를 살피고 상대를 배려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대부분 남녀공학으로 운영되는 시골 학교나 중학교에 근무해 보면, 이런 점은 아주 확연하게 .. 2021.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