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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남명 조식4

되돌아보는 2019년 가을 ‘단풍’ [지리산자락 지각 답사기] ⑤ 이르다고 발길 돌린 피아골 단풍 *PC에서는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2019년 10월 31일에 찾은 피아골 피아골은 2019년 10월 31일, 여행 첫날의 첫 방문지였다. 우리는 연곡사를 거쳐 직전마을에 이르는 길을 오르면서 길옆 계곡의 단풍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화염’으로까지 비유되는 지리산 단풍을 상상하면서 잔뜩 기대하고 온 나에게 이제 막 단풍으로 물드는 계곡의 가을은 좀 마뜩잖았다. 상기도 푸른빛을 마저 벗지 못한 나무들 가운데 드문드문 눈에 띄는 단풍나무들이 연출하는 붉은 점경(點景)을 투덜대면서 나는 아내에게, 때를 맞추지 못했다고, 다음에 오자며 발길을 돌려버렸다. 정작 뒷날의 기약이란 흔히 공수표가 되고 만.. 2022. 8. 2.
학교는 아이들의 이름을 새겨야 하는 곳 - 기념식수론 두 개의 ‘기념 식수’ 지난 11월에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 심겨 있던 ‘국회 기념식수 1호’가 뽑혔다. 이 지난 6월 보도한 ‘가짜 기념식수 1호’라는 특종 기사의 결과다. 저간의 사정은 이랬다. 1982년 당시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미국의 부시 부통령이 방한했다. 부시는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고 국회 경내에 기념식수를 했다. 국회의사당의 ‘가짜 기념식수’ 소동 의사당 현관 앞 잔디밭에 심은 나무는 3.5m의 100년생 주목이었다. 그러나 의 한 기자가 지난 5월 확인한 결과 심어진 나무는 주목이 아니라 일본산 ‘화백나무’였다. 사실 확인 과정에서 국회 사무처는 원래 심은 나무가 ‘화백나무’였다고 강변했는데 이는 거짓말이었다. 나무가 1년여 만에 죽자, 다시 주목을 심었는데 이 .. 2020. 12. 6.
남명 조식, 경상우도의 ‘의(義)’가 그에서 비롯하였다 [지각답사기 ②] 남명(南冥) 조식(曺植, 1501~1572) 유적지 함양과 산청 일대를 다녀온 것은 2008년 벽두다. 1월의 두 번째 주말, 나는 두 친구와 함께 지리산 자락의 화림동 계곡 주변과 단속사, 덕천서원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그 결과를 두 편의 글로 갈무리했다. 한 편은 기사로 쓴 ‘화림동 계곡의 정자 이야기’였고 다른 한 편은 블로그에 올린 ‘단속사 옛터’를 다룬 글이었다.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은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였다. 우리는 산청군 시천면 원리에 있는 덕천서원을 비롯하여 산천재와 세심정, 그리고 선생의 묘소를 돌아보고 귀로에 올랐다. 나는 남명 유적을 다녀온 이야기를 쓰지 못했다. 남명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어떤 밑천도 내겐 없었던 까닭이다. 나는 80년대 중반부터 학교에서.. 2019. 6. 18.
산청 단속사(斷俗寺) 옛터에서 경남 산청군 단성면 운리 단속사지 (斷俗寺址)를 찾아 대체로 ‘절터’는 허무하다. 사진은 가끔 마술을 부린다. 전각도 없이 탑만 우두커니 선 절터 풍경도 사진으로 보면 그 울림이 심상찮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몸소 만나는 절터의 풍경은 ‘아니올시다’이기 십상이다. 그나마 절터가 제대로 남아 있으면 다행이다. 전각이 서 있을 자리에 민가가 들어와 있는 광경은 마치 빈객들이 돌아간 잔칫집처럼 썰렁한 것이다. 산청군 단성면 운리에 있는 단속사지(斷俗寺址)도 다르지 않다. 나는 우선 그 이름에 끌렸다. ‘속(俗)을 끊는다’는 절 이름이 갖는 울림은 좀 색다르다. ‘속리(俗籬)’가 ‘세속과 떨어짐’이 아니듯, ‘단속’이라는 이름은 오히려 ‘왕과 왕실의 안녕’을 빌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듯하다. .. 2019.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