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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낙동강6

매화는 언제 피었나, ‘꽃 피는 때’ 맞추기는 참 어렵다 경남 양산시 원동 ‘매화 축제’ 시작 ‘하루 전’ 나들이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망설이던 봄나들이를 매화 구경으로 튼 것은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서 열리는 ‘매화 축제’ 관련 기사를 읽고서였다. 축제는 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데, 2개 주의 주말(9·10일, 16·17일)에는 특별열차까지 편성 운영한다는 거였다. 축제를 찾아 사람에 치이고 싶지 않아서 주말을 피해 가볼까 했지만 아뿔싸, 거기까지 가는 기차는 새벽에 1대, 그리고 오후에 두어 대가 있을 뿐이었다. 봄나들이로 경남 양산 원동의 매화를 찾다 고민 끝에 일단 토요일인 16일 9시 기차로 갔다가 3시 기차로 오는 표를 미리 샀다. 그런데, 원동 매화를 미리 보고 온 유튜버들이 올린 영.. 2024. 3. 10.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③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그리고 ‘만대루’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屛山書院) 이른바 ‘놀 토(土)’였다. 병산으로 바람 쐬러 가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건넸더니 아내는 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사진을 찍어올 요량이어서 같이 가긴 하지만 순전히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게 맘에 걸린다. 분단장인지 꽃단장을 끝내고 집을 나선 건 얼추 오전 10시가 가까워서다. 시가지를 빠져나오는데 비로소 모처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언뜻 든다. 늘 옆에 그림처럼 마주 보며 살다 보니 그 부재(不在)에 대한 느낌이 새삼스럽다. 그렇다. 그게 부부 사이인 것이다. 병산서원(屛山書院)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있다. 하회마을로 들어가다 왼편 길로 꺾어 좁은 산길을 10여 분 달려야 한다. 갈림길 들머리 일부만이 포장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노선버.. 2023. 3. 12.
해동초성이 시서(詩書)를 즐기던 ‘매와 학’의 정자 [선산 톺아보기 ⑰] 고아읍 예강리 매학정 일원(梅鶴亭一圓)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시 해평면에서 고아읍으로 들어오려고 낙동강 다리 숭선대교를 건너면 오른쪽 강변 나지막한 산비탈에 팔작지붕의 정자 하나가 보인다. 매학정(梅鶴亭).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정자라 싶으면서도 워낙 산뜻한 모습이 그리 유서 깊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었다. 고아읍 예강리 매학정은 고산 황기로 유적 2012년에 구미로 옮겼지만, 이듬해 3월이 되어서, 해평 쌍암고택에 다녀오는 길에 처음 그 정자를 찾은 것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문화재 안내판에 고산 황기로(1521~1575 이후)의 유적이라고 씌어 있었지만, 나는 그를 알지 못했다. 하고 많은 선비 중 한 사람이겠거.. 2022. 9. 17.
아이들, 광산 폐기물로 오염된 낙동강을 탐사하다 국제 성취보상제 아이들과 함께한 낙동강 탐사 아닌 방학 중에 아이들과 야영을 다녀왔다. 학교의 공식 행사가 아닌데도 야영을 다녀온 것은 내가 우리 학교 아이들 일곱 명이 참여하고 있는 어떤 청소년 프로그램의 지도교사였던 까닭이다. 지도교사라고는 하지만 내 역할은 미미하다. 나는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활동을 확인하는 정도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국제 청소년성취포상제(The Duke of Edinburgh‘s Award)다. 만 14~25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신체단련, 자기계발, 봉사 및 탐험 활동을 통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여 지역 및 세계 사회에 이바지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인데,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에 의해 1956년 .. 2020. 8. 4.
아아, 만대루(晩對樓), 만대루여 병산서원 만대루의 추억 6·2 지방선거 날, 병산을 다녀왔다. 굳이 ‘병산서원’이라고 하지 않고 ‘병산’이라고 한 까닭은 그곳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거기서 아내와 함께 하회마을 길을 탔다. 병산에서 강변과 산을 타고 하회마을로 가는 이 길은 십 리 남짓. 우리는 애당초 길을 되짚어 올 생각이었다. 하회에 닿았을 때 우리는 더위와 허기에 지쳐 있었고 이미 시간도 정오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아무 준비 없이 길을 나섰다는 사실을 뉘우치면서 우리는 마을 앞 장터에서 늦은 점심을 들었다. 부득이 딸애를 불러 우리는 병산으로 돌아왔다. 언제나처럼 서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후의 햇볕이 따가웠고 나는 만대루에서 잠깐 쉬어 가자고 했다. 우리는 음료수 .. 2019. 6. 30.
영주댐 건설로 망가진 회룡포, MB 녹색성장의 결말 망가진 예천 회룡포, 엠비표 녹색 성장의 결말이다 * 가로 사진은 누르면 더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음. 영주댐 건설 이후 시름시름 앓는 내성천 지난 9월의 셋째 주말, 경북 예천의 회룡포를 찾았다. 나는 2005년부터 한해 걸러 한 번씩은 내성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감는 회룡포에 들르곤 했다. 시인 안도현과 조성순을 불렀다고 전하면서 내성천에 들러 달라는 김소내 선생의 전갈을 받은 것은 열흘 전쯤이었다. 그리고 지난 9월 20일, 예천민예총과 소내 선생이 준비한 예천아리랑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가 회룡포 마을에서 열린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도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내성천의 안부가 궁금했다. 거기다 소내 선생을 비롯한 예천의 옛 동지들과 고교 동아리 후배인 두 시인과 .. 2019.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