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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나태주3

2023 가을 본색(2) 벚나무 잎사귀에 물든 가을 단풍, 해마다 거듭되는 ‘나무 한살이의 황혼’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단풍(丹楓)은 나무가 더는 활동하지 않게 되면서 나뭇잎이 붉거나 노랗게 물드는 현상, 가을의 관습적 표지다. 가을철이 되어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면 나무는 겨울나기를 위해 나뭇잎과 가지 사이에 잎이 바람에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떨켜 층을 형성하여 나뭇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나뭇잎은 햇빛을 받아 만들어 낸 녹말(탄수화물)을 떨켜 층 때문에 줄기로 보내지 못하고 나뭇잎 안에 계속 갖고 있게 된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잎 안에 녹말(탄수화물)이 계속 쌓이게 되면서 엽록소가 파괴된다. 그리고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던 카로틴(Carotene)과 크산토필(Xanthophy.. 2023. 11. 6.
그 숲길, ‘순정(純精)’의 단풍을 잊지 못하리 [여행] 팔공산 단풍길 순례 가을에 나뭇잎이 붉거나 노랗게 물드는 현상, 단풍(丹楓)은 가을의 관습적 표지다. 사람들은 ‘꽃소식[화신(花信)]’으로 오는 봄의 추이를 짚듯 첫 단풍의 시기로 가을을 가늠하는 것이다. 새봄의 꽃소식은 북으로 올라오지만, 단풍은 온 산을 발갛게 물들이며 남으로 내려온다. 단풍은 나뭇잎이 더는 활동하지 않게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잎이 활동을 멈추면 엽록소가 파괴되고 자가분해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안토시아닌이라는 화학물질이 단풍의 빛깔을 결정한다. 안토시아닌이 생성되는 종은 붉은색 또는 갈색 계열의 단풍이, 안토시아닌이 생성되지 않는 종은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잎 자체에 들어 있는 노란빛 색소들이 나타나게 되어 노란 단풍이 드는 것이다. 보통 하루 최저 기.. 2019. 11. 6.
어떤 백일몽 중년 사내의 가슴의 뚫린 황량하고 어두운 통로… ‘젊은 여자’가 유난히 눈에 밟히는 날들이 계속되었겠다. 오해할 필요는 없다. 무슨 신이라도 내린 듯, 짬만 나면 디지털카메라 마니아들의 SLR(Single Lens Reflex) 포럼을 드나들었고, 거기 실린 아름다운 사진 속의 여인들을 원 없이 만났다는 얘기다. 세련된 아웃포커싱(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면서 피사체만을 선명하게 표현하여 피사체를 부각하는 촬영)으로 잡힌 고운 색감의 배경 속에서 여자들은 ‘존재’만으로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들은 대학 교정에서, 하오의 공원에서, 저무는 들녘에서 무심한 눈길로 렌즈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방심한 시선 속에 담긴 것은 꼼짝없이 낡고 오래된 세월에 대한 도전과 멸시 같았다. 중년의 일상과 젊음의 낙관과 오만.. 2019.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