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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꽃다지3

사랑과 그리움의 ‘노래’로 다가온 꽃, 「꽃다지 」 풀꽃 꽃다지와 민중가요 ‘꽃다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화초 ‘꽃다지’를 알게 된 것은 1990년 어름에 나온 김호철의 민중가요 ‘꽃다지’ 덕분이다. 해직 기간이었는데, 꽤 서정적인 노래여서 감상적인 여운을 풍기는 그 노래가 금방 입에 익었다. 나는 “그리워도 뒤돌아보지 말자”에 담긴 주저와 그리움, 안타까움, 그리고 쓰라린 상처를 금방 내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었던 듯하다.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퇴행이 이어지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위기감이 시민사회에 감돌던 때다. 근무하던 여학교에서 9월 신학기를 맞았는데, 문득 새날을 감당하기가 버거워지는 느낌 때문에 꽃다지를 떠올렸었다. 그리워도 뒤돌아보지 말자는 구절의 뜻이 별나게 마음.. 2023. 4. 6.
민들레, 민들레 요즘 걸어서 출퇴근하면서 자주 민들레를 만난다. 출근할 때는 꽃잎을 오므려 그리 눈에 띄지 않던 꽃이 퇴근할 무렵이면 거짓말처럼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마치 일부러 찾아가 뿌리를 내린 듯 민들레는 인도의 깨어진 블록 틈새에, 간선도로변 점포와 인도의 경계에, 주택가 골목의 담 아래에 옹색하게 피어 있다.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흔히 백성을 뜻하는 ‘민초(民草)’로 비유되는 꽃이다. 이 꽃은 겨울에 줄기는 죽지만 이듬해 다시 살아나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마치 밟혀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백성과 견주어지는 것이다. 어떤 선원 노동자의 아내가 썼다는 “민들레의 정신”이라는 글이 새삼스러운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런 까닭일 터이다. 지은이는 ‘소달구지와 경운기의 육중한 바퀴 밑.. 2020. 4. 10.
그리워도 뒤돌아보지 말자 김호철의 노래 ‘꽃다지’를 들으며 맥이 빠지기 시작한 것은 2학기 개학을 하면서부터다. 낯익은 자리에 다시 서긴 했는데, 어쩐지 그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불현듯 정처를 잃어 버렸다는 느낌이었던 것이다. 무언가에 마음을 붙이고 살아왔는데 어느 날, 그게 홀연히 사라진 것 같았다고나 할까. 대체 나는 무얼 바라고 지내왔던가. 내가 기다렸던 것은 이름뿐인 여름방학이었고, 마지막 남은 일주일의 휴식이었던 것일까. 방학 끝 무렵, 벗들과 함께 보낸 거제도에서의 2박 3일이 그나마 애틋한 시간으로 떠오른다. 오전엔 수업을 하고 오후엔 쉬던 방학 생활에 몸이 너무 편했던가. 다시 하루 5~6시간의 수업에 적응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 방학내 선선하더니 개학과 함께 반짝 더위가 찾아왔고, 다시 황망한 여름의 끝.. 2019.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