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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김지하3

드레퓌스와 강기훈, 혹은 진실의 전진 19세기 프랑스의 ‘드레퓌스’, 그리고 20세기 한국의 ‘강기훈’ “진실이 전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늪지대를 지나가야 하는 것일까.” 와 의 프랑스 작가 에밀 프랑수아 졸라(Émile François Zola, 1840~1902)가 생전에 내뱉은 한탄이다. 그는 드레퓌스(Dreyfus) 사건 때 드레퓌스를 옹호하여 죽는 날까지 프랑스 군부와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았고 야유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 후반의 여러 해 동안 프랑스를 휩쓸었던 반유대주의와 이로 말미암아 희생된 드레퓌스의 무죄 여부를 놓고 로마 가톨릭교회와 군부 등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이 격돌했던 사건이다. 1898년 1월 13일, 에밀 졸라 발표 나는 1984년 초임 시절에 한길사에서 발행한 N.할라.. 2023. 12. 22.
[오늘] 박정희 정권, 「오적(五賊)」필화사건…<사상계> 폐간 조치 [역사 공부 ‘오늘’] 1970년 9월 29일, 문화공보부 월간 등록취소 1970년 오늘, 문화공보부는 5, 6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는 비판적 월간 종합지였던 의 등록을 취소하였다. 이로써 1953년 4월 장준하(1918~1975)가 문교부 기관지인 을 인수해 창간한 이래 남북통일과 노동자 문제 등 논쟁적인 주제를 과감히 다루며 식자층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끌었던 는 폐간되었다. 「오적(五賊)」 필화(筆禍), 등록취소 의 등록취소는 ‘등록 시의 인쇄인과 실제 인쇄인이 다르다’며 ‘신문·통신 등의 등록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박정희 독재에 비판적 논조로 일관해 오면서 권력에 미운털이 박혔던 이 잡지가 5월호에 김지하(1941~ )의 담시(譚詩) 「오적」을 실은 이래 이어진 탄압과 .. 2023. 9. 29.
박경리와 홍성원, 두 작가의 부음에 부쳐 박경리 1926~2008. 5. 1. 두 명의 작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일엔 홍성원(71)이, 오늘(5일) 오후에는 박경리(82) 선생이 각각 작가로서, 자연인으로서 당신들의 삶을 마감했다. 물론 그것은 가족이나 친지의 부음처럼 애잔한 슬픔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박경리 선생이 위중하다는 것을 이미 며칠 전에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던 까닭에 나는 ‘그랬구나……’ 하는 정도로 선생의 부음을 받아들였다. 향년 여든둘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나는 잠깐 아쉬움을 느꼈을 뿐이다. 82세라면 요즘 같으면 얼마든지 건강해도 될 연세이니 말이다. 선생의 부음은 신문과 방송에서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저마다 선생의 삶과 문학세계를 다투어 기리고 있는 듯하다. 나는 잠깐 그이가 살아낸 80여 년의 삶과 .. 2020.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