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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귀화어2

‘주야장천(晝夜長川)’에서 ‘주구장창’까지 사자성어 ‘주야장천(晝夜長川)’은 어떻게 ‘주구장창’이 되었나 세계에서 인정하는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를 갖고 있다는 것과 우리 어휘체계에 한자어 비중이 높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른바 동아시아의 공동 문어(文語)로서 한문의 지위는 굳건한 것이어서 15세기 중반의 훈민정음 창제도 그 지위를 흔들지 못했다. 여말선초에 들어온 성리학으로 무장한 사대부들은 한문을 중심으로 언어와 문자 생활을 영위했다. 대신 한글은 일종의 여기(餘技)로 시조나 가사 같은 노래를 표기하는 데 썼다. 한자는 조선조 5백 년 동안 주류문자의 지위를 온전히 누렸다. 그러나 역사의 진전 앞에 이 중국 문자도 결국 그 소임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온전히 한글문학이 시작된 것은 개화기 이후 근대문학이 시작되면서부터.. 2020. 8. 7.
[한글 이야기] ‘불여튼튼’에서 ‘빼박캔트’까지 언어의 이종교배(한자, 영어와 결합한 한글) 한 민족이나 국가 단위의 고유 언어가 오랜 역사를 통하여 그 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교통과 통신 사정이 오늘날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전근대에도 이민족의 언어가 유입되면서 이런저런 언어적 변화가 이어졌으니 말이다. 그 변화의 으뜸은 외국어에서 빌려와 마치 우리말처럼 쓰는 외래어 가운데서 오랜 세월이 지나 자연스럽게 우리말이 된 낱말인 ‘귀화어(歸化語)’다. ‘붓, 먹’(중국), ‘부처’(인도), ‘보라매, 송골매, 수라’(몽골), ‘냄비, 구두, 가마니’(일본), ‘담배, 빵’(포르투갈), ‘가방’(네덜란드) 등 외래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익숙해진 낱말이 바로 귀화어다. 본래 ‘새말[신어(新語), 신조어(新造語)]’은 .. 2019.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