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에 복숭아나무 방망이1 벗의 도화원(桃花源), 그 연분홍 안개 의성 초전리 오막재를 찾아서 의성 탑리의 외진 시골 마을, 완만한 산자락에 조립주택과 황토방 하나씩 짓고 사는 친구가 제 복숭아밭에 복사꽃이 절정이라고 전해 왔다. 3월을 맞아 잔뜩 심란해져 있을 때, 안부를 물어온 친구에게 나는 복사꽃이 피면 알려달라고 부탁했었다. 금요일 퇴근해 집에 잠깐 들렀다가 바로 길을 떠났는데도 근처 시장 거리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초전리(草田里) 그의 집을 찾았을 때는 어둠 살이 내리고 있었다. 황토방 너머 그의 복숭아밭, 복사꽃은 부윰한 빛을 내면서 어둠 속에 아련하게 떠 있었다. 시간은 넉넉하니까……. 복사꽃을 만나는 일에 서두를 일은 없었다. 그의 황토방에서 우리는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몇 병의 소주가 동나자, 그는 경기도 어느 지역에서 누룩으로 발효한 술을 증류시켜.. 2020. 4.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