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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권위3

아버지, ‘서서 자는 말’ 혹은 ‘구부러진 못’ 아버지, ‘일가의 생계를 짐 지고 살아가는 ‘가장’ ‘어버이날’이다. 이날이 ‘어머니날’에서 ‘어버이날’로 바뀐 게 1973년부터라고 하는데 나는 그즈음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다. 내 기억 속에 여전히 5월 8일은 ‘어머니날’일 뿐이니 거기 굳이 ‘아버지’를 끼워 넣을 일은 없는 것이다. 그 시절에 아버지는 어머니와 비길 수 없을 만큼 ‘지엄’한 존재였다. 그 시절의 아버지들은 말 그대로 ‘가부장’의 지위와 권한을 제대로 누린 사람들이었다. 굳이 그들을 기리는 날을 정하는 것은 일종의 사족이거나 ‘불경(不敬)’에 가까울 만큼. 아파트 베란다에서 명멸하는 담뱃불로 상징되는 이 시대의 가장에게는 언감생심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 외롭고 고단한 가장의 삶 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머니와는 또 다른 애.. 2023. 5. 9.
‘선생님’보다 ‘교수님’이 더 높다? 권위와 호칭은 무관, ‘선생님’은 동양권 최고의 경칭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상대방의 직위에다 높임의 뜻을 가진 접미사 ‘님’을 붙여서 상대를 높인다. 회사에 가면 ‘사장님’이 있는가 하면 ‘대표님’도 있다. 국회에 가면 ‘의원님’이, 청와대에는 만인지상 ‘대통령님’이 있다. (그러나 이 호칭은 부르기가 좀 불편하다. 권위주의 시대를 겪은 이들은 오히려 ‘각하’가 더 편한 호칭일 수도 있겠다.) ‘기자님’, ‘피디(PD)님’ 같은 호칭이 낯설게 느껴지는데 이는 ‘기자’나 ‘피디’가 직위가 아닌 ‘직종’이기 때문이다. 직위에다 ‘님’을 붙이는 일반 원칙이 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초·중·고등학교다. 학교 관리자인 교장·교감을 부를 때에는 ‘님’ 대신 ‘선생님’을 붙이는 게 일반적인 것이다. ‘선생’.. 2020. 2. 17.
[한글 이야기] 권위의 언어, 평등의 언어 자신을 객관화하는 호칭 생각 남 앞에 자신을 이를 때 우리는 대명사 ‘나’ 또는 ‘저’를 쓴다. ‘저’는 윗사람 앞에서 쓰는 낮춤 표현이고 ‘나’는 그 밖의 경우에 쓴다.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지위를 대신 쓸 수도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을 ‘아빠, 엄마’라 지칭하는 게 그것이다. 부모가 자녀 앞에서 자신을 ‘엄마(어머니), 아빠(아버지)’로 이르는 경우는 비교적 자연스럽다. 어린 자녀에게 그것은 서로의 관계를 강조하는 가르침이고 동시에 본인에게는 보호자의 책임을 확인하는 호칭인 까닭이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다. 아마 이는 학교 사회에는 일종의 문화로 정착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 것을 보면 아마 교단에 처음 .. 2019.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