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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굶주리는 세계2

죄책감과 공포를 넘어서 [서평] 프란시스 라페 외, , 창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책’은 ‘사서 읽지 않고 서가에 모셔 놓은 책’이라 한다. 그런 뜻에서라면 지난 연말에야 마저 읽게 된 책, 의 값은 꽤나 나가는 셈이다. 책을 사면 속표지의 여백에다 구매한 날짜와 서명을 해 두는 것은 오래된 습관인데, 거기엔 ‘040127’이라 적혀 있으니, 이 책을 다 읽는 데는 한 달이 모자라는 2년이 걸렸다. ‘식량에 관한 열두 가지 신화’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의 저자는 ‘미국과 전 세계의 굶주림과 빈곤의 원인을 탐구하고 이 문제를 대중과 정책결정자에게 교육하는 일을 하는, 푸드퍼스트(Food First)로 잘 알려진 비영리 연구·교육기관’인 식량과 발전정책 연구소(Institute for Food and Development Polic.. 2019. 10. 15.
책 읽기, 그 도로(徒勞)의 여정 책 읽기의 압박, 그리고 결기를 버리고 나니 … 책 읽기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 지 몇 해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내가 내 안에 더는 어떤 열정도,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나는 조직 활동에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때, 내 삶을 마치 말라 바스러진 나뭇잎 같은 것으로 느끼기도 했다. 그건 슬픔도 회한도 아니었다. 그것은 굳이 말하자면 오랜 절망적 성찰 끝에 스스로 깨친 자기응시 같은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 무렵에 쓴 어떤 편지에서 나는 그렇게 썼다. ……시나브로 나는 자신을 타자로 바라보는 게 어렵지 않을 만큼만 노회해졌습니다. 자신의 행위나 사고를 아무 통증 없이(!) 여러 갈래로 찢고 자를 수 있으며, 그 시작과 끝을 희미한 미소로, 어떠한 마음의 동요도 없이 바라볼 수도.. 2019.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