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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국화빵2

어버이를 닮아가는 노년, 혹은 유전하는 피의 이력들 노년에 우리는 자신의 모습에서 어버이를 발견한다 자식들은 부모를 닮는다. 생김새는 말할 것도 없고 성정도 닮는다. 오죽하면 ‘씨도둑은 못 한다.’는 속담까지 생겼을까. 이들 핏줄이 보여주는 닮은꼴의 전개는 ‘유전자의 위대성’을 실증한다. 그러나 사소한 버릇까지도 닮아가는 이 ‘피의 기적’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식들이 부모를 빼닮은 게, 마치 같은 틀에서 찍어낸 풀빵처럼 형상이 같다 하여 ‘국화빵’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이 ‘국화빵’ 현상은 혈연 가족의 유대를 확인해 주지만 그게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부모는 자식에게 우성인자만을 물려주지 않고 때론 열성인자도 전해주기 때문이다. 싱크로율 100%, 어버이를 닮아가는 노년 세상에 그 자식이 닮고 싶은 부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 2019. 4. 26.
‘된장녀’도 콩잎쌈에는 반해버릴걸! 피로 유전하는 한국인의 원초적 미각 인간의 감각 중에서 가장 원초적인 것은 미각인 듯하다. 미각은 단순히 맛을 느끼는 수준이 아니라 한 시대의 삶과 그 애환을 기억해 내는 까닭이다. 갓 구워낸 국화빵의 바스러질 것 같은 촉감, 학교 앞 문방구의 칸막이 나무상자의 유리 뚜껑을 열고 꺼낸 소용돌이 모양의 카스텔라가 온몸으로 뿜어대던 황홀한 냄새를 기억할 수 있는가. 깊은 밤 완행열차에서 목메어 가며 나누어 먹던, 껍질 벗긴 찐 달걀의 매끈한 몸뚱이가 선사하는 감촉 따위를 기억하시는가. 그것도 단순한 맛이 아니라, 우리들 가난한 성장의 길목에 명멸해 간 한 시대의 추억으로 그것을 되새길 수 있으신가. 이 질문에 선선히 답할 수 있다면 그는 한국전쟁 후 태어난, 이른바 제1차 베이비붐 세대라 해도 크게 틀리지 .. 2019.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