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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국정농단5

헌법기관 이정현의 ‘의리’와 배신 국회의원 이정현의 ‘의리’ 혹은 견마지로 한국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유난히 ‘의리(義理)’를 밝힌다. 사전적 의미로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다음 한국어사전)이니 그걸 밝히는 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 의리란 그리 만만치 않다. 의리는 우리나라의 윤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그것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을 규정하는 규범으로 기능하고 있다. ‘의리를 잘 지키는가’의 여부가 사람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쓰이는 건 그래서이다. 북한에서도 “의리는 산 같고 죽음은 홍모(鴻毛) 같다.”라는 속담이 쓰인다고 한다. 이는 의리는 산같이 무겁고 죽음은 기러기의 털과 같이 가볍다는 뜻이니 의리를 위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2021. 12. 12.
대구·경북 촛불 - 꺼뜨릴까, 키울까 2016년 대구에서 밝힌 촛불집회 지난 25일엔 구미역 광장에서 금요일마다 밝히는 촛불집회에, 다음날인 26일에는 대구 중앙로에서 펼치는 촛불집회에 각각 나갔다. 서울의 백만 촛불에 한 번 더 동참하고 싶었지만 오가는 일을 비롯하여 상황이 녹록지 않아 대구로 발길을 돌린 것이었다. 구미엔 날씨가 꽤 추웠는데도 100명이 넘게 모였다. 수천, 수만 단위의 촛불이 일상적인 상황이니 100명이라면 시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중 집회가 드문 이 도시에서 이 정도 숫자만으로도 모인 이들의 열기나 마음을 헤아리기는 충분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남자 고교생과 여자 초등학생의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주었다. 26일 오후에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갔다. 역에서 후배 교사와 만나 집회 장소로 가는데, .. 2021. 11. 29.
요즘 뉴스는 왜 ‘재미’있는가 손석희가 진행하는 종편채널 의 ‘뉴스룸’ 요즘 이웃들로부터 ‘뉴스를 볼 만하다’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딸아이는 ‘재미지다’라고까지 표현한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게 된 나도 저녁 8시가 가까워지면 안경을 챙겨서 텔레비전 앞에 좌정하곤 하는 정도다. 공중파 방송의 뉴스를 보지 않게 된 건 전 정부 때부터니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요즘 그나마 이 분전하고 있을 뿐, 이미 망가져 버린 공영방송 뉴스는 요즘 언론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보는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뉴스 챙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챙겨보는 뉴스는 물론 의 ‘뉴스룸’이다. 처음에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어느 날부터 이 ‘종편’ 뉴스는 공영방송을 제치고 최고의 보도 채널로 자리 잡으며 이른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정국을 선도하고 있.. 2021. 11. 26.
티케이(TK)의 ‘샤이(shy) 박근혜’들을 생각한다 대구 경북의 ‘샤이(shy) 박근혜’ “어쨌든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주권자들의 정치적 각성을 가져온 것은 틀림없어.” 얼마 전, 누나와 형 등 우리 동기간 만남에서 정치 현안이 화제가 되었을 때 내가 거듭한 얘기다. 실제로 나는 ‘주권자’ 앞에다 우리가 사는 ‘영남’이나 ‘대구·경북’을 끼워 넣고 싶었지만, 속내가 너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자제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대구에서 밝혀진 촛불의 규모는 우리가 기왕에 지니고 있었던 이 지역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선입견을 뒤바꿀 만한 것이었다. 전국적 파장을 지닌 의제라도 고작 일이백 명이 고작이었던 집회의 규모가 천이 되고, 만이 되는 걸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4남매의 엇갈린 선택, 혹은 TK의 ‘샤이 박근혜.. 2021. 1. 27.
다시 ‘애동지’에 ‘희망’을 생각한다 2017년, 이른 동지에 생각하는 희망 다시 11월 초순의 동지, ‘애동지’에 5년 전 애동지 생각 내일이 동지다. 음력으로 11월 초닷새니, 이번 동지는 애(애기)동지다.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하순에 들면 ‘노동지’라 한다.) 5년 전인 2012년 동지는 12월 21일, 역시 애동지였다. 그날 지역에는 드물게 10cm가 넘는 눈이 내렸다. 해마다 빼먹지 않고 팥죽을 끓였던 아내는 아침에야 그날이 동지란 걸 깨달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 전전날(12.19.) 치른 대선의 결과에 까무룩 잦아들어 버린 결과였다.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3.6% 차이로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그날, 블로그에 올린 글 ‘동지, 폭설과 팥죽’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 2020.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