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베란다1 우리 반 고추 농사(Ⅰ) 신록(新綠), 고추 심기 4월도 막바지다. 중간고사가 가까워지면서 아이들은 일제히 ‘열공’ 모드로 들어갔고, 며칠 동안 출제 때문에 끙끙대다 다시 맞는 날들이 어쩐지 수상하고 어수선하다. 한 학기가 ‘꺾여서’인지 다소 숨 가쁘게 달려온 두 달간의 팍팍한 시간이 불현듯 막연해진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에 등허리가 서늘해지는 기분도 없지 않다. 그래서인가, 블로그를 살피고 돌보는 일도 시들하고 심드렁해졌다. 모두들 바쁜 모양인지 오블도 대체로 그런 분위기로 느껴진다. 이웃들 집을 한 바퀴 도는 일도 뜨악해지고, 퇴근해서는 아예 컴퓨터 근방에도 가지 않기도 했다. 학교 주변에서 만나는 신록이 그나마 변치 않는 감격을 선사해 준다. 학교로 오르는 길고 가파른 언덕길 오른편은 조그만 숲인데 이 숲은 시방 .. 2020. 6.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