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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관형사형 어미2

“‘잘난 체’하며 낙지를 ‘통째로’ 삼키더니 ‘앉은 채’로 기절했다.” 의존명사 ‘체’와 ‘채’, 그리고 접미사 ‘째’ 언젠가부터 사과를 잘 씻어서 껍질째 먹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사과를 깎는 게 성가시기도 하지만, 아마도 사과 껍질을 깎아내고 먹는 데는 우리나라뿐이라는 걸 새삼 확인하면서다. 물론 농약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리 영농 관행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기는 하다. 사과 껍질에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데다 껍질째 먹으면 항산화 효과 8배라고 하니 잔류 농약만 잘 씻어내면 깎지 않고 먹는 건 괜찮은 선택이다. 과일은 대부분 껍질을 벗기고 먹지만, 껍질은 과육을 보호하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어서 거기에도 영양소가 적지 않은 것이다. 접미사 ‘-째’ ‘껍질째’에 쓴 ‘-째’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대로’ 또는 ‘전부’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그러므로.. 2024. 3. 14.
‘시들음병’과 ‘칼 갈은 노장’ 끝소리가 ‘ㄹ’인 용언(동사·형용사)에 명사형 활용 어간의 끝소리가 ‘ㄹ’인 용언(동사·형용사)에 명사형 어미 ‘-ㅁ’을 붙여 명사형을 만들 때 반드시 ‘ᅟᅠᆱ’의 형식으로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 오래전에 다룬 내용이다. [바로 가기 ☞ ]모음으로 끝나는 어간엔 명사형 어미 ‘-ㅁ’만 붙이면 되지만 ‘ㄹ’로 끝나는 용언에는 어간을 밝혀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무심히 ‘베품’을 쓰고 있다. 얼마 전 시청한 공중파 방송 뉴스에서도 같은 오류가 보였다. 미국선녀벌레에 의해 발병하는 ‘참나무시들음병’이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시들다’의 명사형은 ‘시들음’이 아니라 ‘시듦’이다. 당연히 이는 ‘참나무시듦병’으로 써야 옳다.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에 ‘자정 넘으면 / 낯설음도 뼈.. 2021.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