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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곶감5

베란다에서 ‘곶감’ 만들기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곶감’을 만들 수 있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시골에서 따온 감을 깎아서 베란다 건조대에 건 게 10월 5일이다. 그리고 옹근 3주가 지났다. 4주에서 한 달 정도면 곶감이 완성된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어떤 것은 지나치게 말랐고, 어떤 건 아직이다. 어차피 상품 만드는 게 아니니 적당한 때에 따서 먹으라고 아내는 이야기한다. [관련 글 : 감 이야기(2) - 이른 곶감을 깎아 베란다에 걸다] 껍질을 벗겨 말린 감으로 ‘건시(乾枾)’라고 하는 곶감은 제사의 제물로 올리는 세 가지 과일인 ‘삼실과(三實果)’의 하나다. 전통적으로 제사에 올리는 삼실과는 대추와 밤, 그리고 감인데 감은 보통 홍시 또는 곶감으로 올린다. 여.. 2022. 10. 26.
감 이야기(3) - 이른 곶감을 깎아 베란다에 걸다 이른 곶감을 깎아 베란다에 걸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텃밭이 있는 처가의 장독대 앞 텃밭 가장자리에는 대봉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살아생전에 장모님께서 심어 놓은 것인데, 따로 관리하지 않으니 해마다 깍지벌레의 공격에 속수무책, 여느 감나무와 달리 성급하게 익으면서 떨어지고 만다. 원래 처가엔 담에 바투 붙은, 적어도 백 년은 족히 묵은 감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었다. 장모님 살아 계실 때, 그 나무에서 감을 따고 그거로 곶감을 깎아 걸며 글 한 편을 썼다. 그게 2014년이었는데, 이듬해 우리는 장모님을 여의었다. [관련 글 : 감 따기와 ‘곶감’ 만들기] 감의 역사 감은 동양이 원산지로 중국에서는 재배역사가 오랜 과일 중 하나다. .. 2022. 10. 15.
그의 ‘가을’은 풍성하고 아름답다 농부 미나리가 보내온 가을 수확 이웃 시군에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하나 있다. 내가 몇 살쯤 위기는 하나 그깟 나이야 무슨 상관인가.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더러 우의를 나누는 사이다. 나눈다고 했지만 사실은 내가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던 것 같다. 그는 지금 사는 데 집을 짓고 부근의 땅 마지기를 이루어 농사를 짓는데 올해도 감이며 밤 같은 과실을 보내주었다. 얼마 전에는 그간의 정성이 고마워서 책 몇 권을 보냈더니 이내 연락이 왔다. 잘못 보낸 거 아닙니까? 제대로 갔네. 읽을 만한 책 같아서 보낸 거니까……. 말보다 행동이 빠른 사람이다. 바로 쪽지 하나와 함께 우체국 택배가 날아왔다. 이건 또 뭐야, 했더니 그가 몸소 지은 가을걷이 일부다. 콩이 있고, 팥이 있고, 강냉이, 곶감에다가 수세미.. 2021. 11. 13.
감 이야기(2) - 청도 반시(盤枾) 아내의 친구 집에서 반시를 얻어오다 올해엔 4월에 이어 지난 목요일(15일), 다시 청도를 다녀왔다. 코로나19 때문에 두문불출, 가히 유폐 상태에 있다 하여도 지나치지 않은 시절이라, 90km가 넘는 길을 나서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두 차례나 청도를 찾은 것은 거기 귀농한 아내의 오랜 친구가 자신이 지은 채소 등속을 좀 가져가라는 거듭된 권유를 내치기 어려워서다. 그녀는 스무 살 무렵에 아내와 함께 여러 차례 만나면서 편한 사이가 된 이다. 아주 유려한 필적으로 긴 편지를 쓰던 여고생은 예순을 넘긴 뒤 친정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짓고 있었다. 청도에선 누구나 짓는 감 농사 말고도 부지런히 푸성귀를 가꾸며 사는 그의 집 주변은 익어가고 있는 감과 채소 따위로 넉넉했다. 4월에 왔을 때, .. 2020. 10. 18.
감 이야기(1)- 땡감에서 홍시, 곶감까지 감, 감꽃, 홍시, 곶감, 그리고 까치밥까지 곳곳에서 만나는 감나무마다 가지가 휘어질 듯 주렁주렁 감이 달렸다 싶더니 올해는 감이 풍년이란다. 일전에 아내가 처가에 가더니 감을 한 광주리 얻어왔다. 팔순의 장모님께서 몸소 장대로 딴 감이다. 아내는 그놈을 곱게 깎아 대바구니에 담아 베란다에 내어놓았다. 그게 제대로 말라 온전한 곶감이 될지 어떨지, 아내는 미덥지 않아 한다. 볕이 모자라거나 날씨가 궂어서 감 표면에 곰팡이가 피어 못쓰게 된 경험이 한두 해가 아니다. 제대로 말라 뽀얗게 분이 나는 곶감의 달콤한 감칠맛을 기대하지만 그게 이루어지는 게 만만치 않은 것이다. 감은 우리나라에선 가장 흔한 과일이다. 아무리 없는 집이라도 토담 가까이 감나무 한 그루씩은 갖추고 사는 게 우리네 시골 풍경이 아닌가... 2019.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