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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공동체2

‘단오(端午)’, 잊힌 명절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 옮아가면서 잊히고 있는 명절 6월 7일(2024년은 10일)은 잊힌 명절, 단오(端午)다. 나 역시 그랬듯 요즘 아이들은 ‘단오’가 명절이었다는 사실도 모른다. 삼국시대 이래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도 명절로 쇠었던 이 절일(節日)은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시나브로 잊히어 가고 있다. 사실 단오라고 반색을 하긴 했지만, 내게도 세시 풍속으로서의 ‘단오’에 대한 기억은 실하지 않다. 글쎄, 유일하게 기억나는 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을 하천 곁에서 펼쳐진 씨름대회가 고작이다. 그리 넓지 않은 모래밭인데 여기저기 가마솥에서 고깃국이 끓고, 한편에선 씨름판이 벌어졌던 1960년대의 광경은 마치 꿈결같이 떠오른다. 그 씨름대회의 우승자는 황소를.. 2023. 6. 22.
‘경축 현수막 사회’를 생각한다 ‘개인 출세의 여정’을 단위사회가 추인하고 격려하는 오래된 관행 인터넷에 강원도 교육청이 학교와 학원에 홍보성 현수막 설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는 소식이 떠 있다. 학교 위계 서열화와 지나친 경쟁을 조장한다는 이유다. 상급학교 진학, 출세한 동문 등을 알리는 일도 마찬가지. 이는 공해에 가깝고 예산 낭비라는 이유도 덧붙었다. 곳곳에 현수막이 차고 넘친다. 참, 이 땅은 ‘현수막 국가’라 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경축 머리말을 단 현수막은 종류도 여러 가지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역시 학교나 학원에서 내건 명문 학교 입학을 축하하는 것이다. 비슷한 종류로 행정고시나 사법시험, 기술사 시험 합격 현수막이 있고 박사 학위 취득이나 장군 진급 축하 현수막도 있다. 현수막 사회, ‘부친 이름’을 두드러.. 2019.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