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말 여행1 썩은 소나무 그루터기, ‘고두배기’를 아십니까? 경상도 방언 ‘고두배기’의 표준어는 ‘고주박이’ 아직 봄이라 하기에는 이르지만, 삼월이 코앞이다. 지난겨울은 길고 추웠던 까닭에 자연 산행을 나서는 날이 줄었었다. 줄기만 한 게 아니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나면 넓적다리관절(고관절) 쪽에 통증이 있곤 하여 어느 날부턴가 산행 대신 이웃 가맛골[부곡(釜谷)]까지 평지를 걷고 있다. 그러다가 새로 발견한 산길이 이웃한 중학교 뒷산을 올라 가맛골까지 벋은 밋밋한 숲길이다.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10여 분만 오르면 산등성이에 이르고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산길이 죽 이어지는 맞춤한 길이었다. 그 길에서 만난 것은 청미래덩굴의 열매다. 사람 손을 타지 않아서인지 가맛골 뒤 저수지 근처의 잡목숲에는 청미래덩굴 군락이 빨갛게 열매를 매달고 있었다. 그 길을 지.. 2020. 3.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