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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고추농사4

[2021 텃밭 농사 ⑧] 고추 농사, 스무 근 수확 이루고 접었다 우리 집 고추농사 기록, 스물두 근을 땄다 8월 중순에 고춧가루 9근을 건졌다는 얘기는 지난번에 썼다. 8월 24일에 새로 따 말린 고추를 빻아 3.8kg(6.5근)을 얻었다. 합해서 15.5근인데, 4.5근만 더 수확하면 작년과 같아진다며 우리는 흡족해했다. 다음날(8.25.)에 밭에 들러 갈라진 고추[열과(裂果)]를 따왔다. 그것도 잘만 말리면 얼마간 보탬이 되는 것이다. [관련 글 : 2021 텃밭 농사 ⑦ 세 차례 수확으로 고춧가루 아홉 근을 건지다] 올 고추 농사, 고춧가루 스물두 근을 이루다 8월 30일에 이어 9월 8일에 사실상 마지막 수확을 했다. 여름이 막바지에 이르며 병충해가 온 밭에 번졌다. 이때 딴 고추를 말려서 빻으니 4근쯤 나왔다. 반 근이 모자라는 스무 근이 된 것이다. 이제 .. 2021. 10. 3.
장모님의 고추 농사 장모님의 밭에 들르다 며칠 전,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장모님께 들렀다. 숨이 막히는 더위에 노인은 지쳐 보였다. 저녁을 얻어먹고 일어서려니 또 고추 등속을 챙겨 주신다. 하우스에서 지은 고추인데, 그 크기에 입이 딱 벌어진다. 크기에 관한 한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놈이다. 품종이 뭐냐고 여쭈었더니 ‘부촌’이라신다. 길이가 20cm에 가깝고 굵기도 만만찮다. 부촌이란 품종이 원래 이렇게 큰가 했더니 당신께서 지으신 것만 유별나다고 하신다. 크고 실한 놈 한 줌을 얻어 돌아오는데 마음이 뿌듯하다. 고추가 저렇듯 훌륭하게 자라는 데 닿은 노인의 발길과 거기 머문 손길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노인의 비닐하우스에 천장을 찌를 듯 서 있던 고추가 맺은 열매들이다. 선홍색 빛깔도, 미끈하.. 2021. 7. 22.
[2010 텃밭일기 ⑨] 거둠과 이삭(2) 그간 모두 여덟 편의 ‘텃밭일기’를 썼다. 첫 일기는 4월 28일 텃밭농사를 짓기로 결정한 뒤 밭에 퇴비를 뿌린 일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파종, 햇상추, 개화, 결실, 병충해에 관한 이야기를 한 꼭지씩 다루었고 9월 5일에 올린 마지막 여덟 번째 일기는 고추를 거두고 이를 말린 이야기였다.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의 구조물 지붕과 에어컨 실외기 위 등을 오가며 건조한 고추는 아내가 방앗간에 가 빻았더니 네 근 반쯤이 나왔다고 했다. 한 열 근은 너끈히 거둔다고 했던 이는 이웃 이랑에서 고추를 지었던 선배다. “애걔, 겨우 그거야?” “올 고추 농사는 다 그렇대. 그간 우리가 따 먹은 풋고추를 생각해 보우.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지 뭐…….” 맞다. 뒷간 갈 적과 볼일 보고 난 다음의 마음이 다른 것일 뿐이.. 2020. 10. 28.
2020 텃밭 농사 시종기(3) 고추 농사 ② 처음으로 고춧가루 20근을 거두다 좋은 모종으로 시작한 고추 농사 올해는 고추를 심되 비싼 모종, 상인 말로는 족보가 있는 모종으로 심었다는 건 이미 말한 바다. 글쎄, 긴가민가했는데 고추가 자라면서 이전에 우리가 10여 년 이상을 보아온 고추보단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고 우리 내외는 머리를 주억거렸다. “암만, 돈을 더 준 게 돈값을 하는구먼.” “그러게. 엄마가 지은 고추가 전부 이런 종류였던가 봐.” 그렇다. 일단 키가 좀 훌쩍하게 크는데, 키만 크는 게 아니라 검푸른 빛깔을 띠면서 뻗어나는 가지의 골격이 심상찮았다. 고추가 달리기 시작하고, 그게 쑥쑥 자라서 10cm 이상 가는 예사롭지 않은 ‘인물’을 선보이자, 우리 내외는 꽤 고무되었다는 얘기도 앞서도 했었다. 처음으로 익은 고추는 지난 회에서.. 2020.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