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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고종석2

‘표절 논란’ 이후, 독자는 ‘호갱’인가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 이후의 독자 ‘신경숙 표절 논란’을 다룬 “성공한 ‘작가’의 표절은 ‘무죄’다?”를 쓰고 난 뒤, 나는 적어도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그게 일정한 변화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 아직 결과를 말하기엔 이른 건 사실이지만 - 나는 내가 아직도 순진하고 어수룩하다는 사실을 씁쓸하게 확인했다. 발 빠르게 창비가 관련한 입장을 밝혔고 신경숙도 창비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신경숙은 “ 외엔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 은 모르는 작품이다. 독자들께 미안하고 마음 아프다.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고 했다. 고종석, “창비는 돈 몇 푼에 제 이름을 팔았다” 신경숙의 입장은 요약하면 ‘나는 모르는 일이다. 믿어달라.. 2020. 6. 5.
‘쉬운 글’과 ‘풍부한 표현’ 사이 ‘쉬운 글’이라고 해서 ‘풍부한 표현’을 배제하는 건 아니다 이른바 ‘나가수’ 선풍이 우리 시대의 말법을 바꾸어 놓았다. 직업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야 할 자리에는 어김없이 ‘나는 ○○다’가 쓰이니 말이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잊혀 가는 ‘실존’을 대중 앞에서 더불어 확인하는 ‘정체성(아이덴티티: identity)의 통과 의례’ 같은 것은 아닐는지. “나는 국어 교사다.” 나는 그런 식의 자기 확인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자신이 국어 교사라는 사실을 강하게 의식하며 살아왔다. 블로그를 비롯한 몇몇 지면에 실을 글을 쓰거나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나는 자신의 직업과 그것이 규정하는 어떤 ‘멍에’를 늘 의식하곤 했다. 소일거리로 쓰는 편한 글도 퇴고를 거듭하고, 미심쩍은 낱말은 몇 군데 사.. 2020.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