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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고까2

손학규의 ‘칩거’, 그리고 토굴·토담·흙집 정치인의 ‘칩거’ 미화?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의 근황을 전하는 기사가 각 일간지에 실렸다. 손 고문이 다산초당 인근 백련사 뒤에 있는 거처에 ‘칩거’하고 있다는 소식인데, 어째 그 ‘거처’를 이르는 이름이 두어 차례 바뀌고 있는 듯하다. 최초 기사의 ‘토굴’ 어제(20일) 처음 확인한 기사에선 그 거처의 이름이 ‘토굴’이었다. “‘정계 은퇴’ 손학규 강진 백련사 인근 토굴서 칩거”라는 제목 아래 실린 사진은 슬레이트 지붕의 ‘시골집’이다. 꽤 널따란 마루에 앉아 손 고문은 신발을 꿰고 있고 오른쪽에는 부인인 듯한 여성이 등을 보이고 있는 사진이다. ‘칩거(蟄居)’가 ‘나가서 활동하지 않고 집안에서 죽치고 있음’의 뜻이니 그 공간으로 ‘토굴’은 궁합이 맞는다. 그런데 토굴이란 .. 2021. 8. 21.
‘고까’ 사다리와 ‘고까’ 도로 한자어, 발음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지난달 중순께 한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 ‘고가사다리’를 [고까사다리]라 말하는 걸 들었다. 다행히 그렇게 말한 사람은 앵커도 기자도 아닌 방재업체 관계자였다.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역시 공중파 뉴스에서 ‘고가도로’를 [고까도로]라고 발음하는 기자의 리포트를 들으면서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같이 ‘고가’로 써도 ‘시렁 가(架)’ 자를 쓴 ‘고가(高架)’와 ‘값 가(價)’ 자를 쓴 ‘고가(高價)’는 명백히 다르다. ‘시렁’이라면 요새 사람들은 낯설지 모르겠다. “물건을 얹어 놓기 위하여 방이나 마루 벽에 두 개의 긴 나무를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든 것”이 시렁이다. ‘값비싼’ 사다리와 도로? ‘고가(高架)’는 [고가]로 읽고 ‘고가(高價)’는 [고까]로 읽는다... 2020.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