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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고구마꽃2

[2010 텃밭일기 ⑥] 꽃이 피어야 열매를 맺는다 ‘장마’라더니 정작 비는 한 번씩 잊을 만하면 잠깐 내리다 그친다. 변죽만 울리고 있는 장마철, 오랜만에 텃밭에 들렀다. 그래도 두어 차례 내린 비는 단비였던 모양이다. 밭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새파랗게 익어가는 작물들의 활기가 아주 분명하게 느껴진다. 밭을 드나들 때마다 저절로 이웃집 고추와 우리 걸 비교해 보게 된다. 밭 어귀의 농사는 썩 실해 보인다. 이들의 고추는 키도 훤칠하니 클 뿐 아니라 대도 굵고 전체적으로 고르게 자라서 한눈에 턱 보면 농사꾼의 ‘포스’가 느껴진다. ‘딸은 제 딸이 고와 보이고, 곡식은 남의 것이 탐스러워 보’여서 만은 아니다. 파종 시기도 빨랐고 제대로 가꾸어 준 표시가 역력한 것이다. 밭 주인이 성급하게 뿌려준 비료로 골병이 들었던 우리 고추는 거기 비기면 뭐랄까, 그간 .. 2020. 7. 11.
‘고자화’, 메꽃은 그 이름이 억울하다 토종 야생화 ‘메꽃’ 나팔꽃 이야기를 하다가 메꽃 이야기를 곁들인 게 2009년 가을이다. 출근하는 길가 언덕에는 꽤 오랫동안 ‘아침의 영광’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배운 동요 ‘꽃밭에서’를 부르면서 만났던 그 꽃을 날마다 지나치면서 처음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관련 글 : 나팔꽃과 동요 ‘꽃밭에서’] 메꽃, 토종의 야생화 곁들여 메꽃 이야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메꽃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4년. 요즘 출근길에서 메꽃을 만난다. 일주일에 두어 번쯤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버스 정류장 옆의 음식점 화단과 주변 공터에 메꽃이 피어 있기 때문이다. 메꽃은 화단을 가득 메운 아이비의 군락 속에 화려하지 않으나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 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요모조모 꽃의 자태를 뜯어보다가.. 202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