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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결혼할 꺼야2

“치료하실게요”라고요? “침 치료하실게요.”라고? 요즘 한의원에 다니고 있다. 반년이 넘었는데도 낫지 않는 목과 어깨의 통증 때문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조금 찌뿌둥한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뻣뻣해진 목을 움직이면 미세한 통증이 오곤 한다. 정형외과에서 방사선 사진을 찍었더니 의사가 목 디스크 기운이 있다더니 그게 빈말은 아니었던 게다. 젊은 의사가 놓는 침이 듣는 것 같아서 그간 세 번에 걸쳐 치료를 받았다. 찜질과 전기 치료, 침에 부항까지 시술받고 나면 몸이 좀 가뿐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집에서도 멀지 않아 얼마간 더 다녀볼까 생각 중이다. 이 병원에서는 간호사는 물론이고 젊은 한의사도 말끝에 ‘~하실게요’를 붙이는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어쩌다 그랬으면 무심히 넘어갔을 텐데, 이들은 자주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들.. 2020. 10. 16.
‘고까’ 사다리와 ‘고까’ 도로 한자어, 발음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지난달 중순께 한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 ‘고가사다리’를 [고까사다리]라 말하는 걸 들었다. 다행히 그렇게 말한 사람은 앵커도 기자도 아닌 방재업체 관계자였다.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역시 공중파 뉴스에서 ‘고가도로’를 [고까도로]라고 발음하는 기자의 리포트를 들으면서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같이 ‘고가’로 써도 ‘시렁 가(架)’ 자를 쓴 ‘고가(高架)’와 ‘값 가(價)’ 자를 쓴 ‘고가(高價)’는 명백히 다르다. ‘시렁’이라면 요새 사람들은 낯설지 모르겠다. “물건을 얹어 놓기 위하여 방이나 마루 벽에 두 개의 긴 나무를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든 것”이 시렁이다. ‘값비싼’ 사다리와 도로? ‘고가(高架)’는 [고가]로 읽고 ‘고가(高價)’는 [고까]로 읽는다... 2020.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