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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겨울2

‘내복과 담요’, 학교의 겨울나기 추운 학교, 내복과 담요로 겨울나기 드디어 ‘내복’을 입다 어제 수능 감독을 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내복’을 입었다. 감독은 피하고 싶었지만 3학년 담임 빼고 수험생 학부모 빼고 하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행히 원한 대로 복도감독에 선정되었다. 2개 층에 세 명의 교사가 배치되어 각 고사장에 연락하거나 결시생을 파악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 자리다. 난방이 되는 고사장에 직접 들어가는 감독관이면 굳이 방한을 준비할 일은 없다. 그러나 내가 근무할 장소는 정작 볕이 나는 바깥보다 더 추운 복도다. 지난해에 편하다고 복도감독을 했다가 추위에 당한 동료 하나는 아예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짧으면 80분, 길면 126분 동안이나 꼼짝없이 수험생들을 지켜봐야 하는 감독관보다 못하랴. 나는 아.. 2020. 11. 17.
겨울은 교실 ‘문틈’으로 온다 학교, 학생들의 겨울나기 겨울은 어디로 오는가. 10월이 기울면서 아침과 밤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침 출근길과 밤 열 시 야간자습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은 선득해서 저도 몰래 몸이 오그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그러니 아이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그나마 우리 학교는 다행인 편이다. 일찌감치 냉난방 시스템이 설치되어 며칠 전부터 난방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 냉난방 시설이 이루어지지 않은 대부분의 학교(주로 중학교)에서는 얼음 소식이 들려야 난로를 피울 터이니. 이는 어쩌면 입시 준비로 골몰해야 하는 고교생에게 주어지는 특혜인지도 모르겠다. 학급에 들어가면 아이들 대부분이 얄팍한 담요로 무릎 아래를 감싸고 있다. 심한 아이들은 아예 담요를 긴 치마처럼 아랫도리에 두르고 다니기도 한.. 2020.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