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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강원도 여행3

그 조선소엔 속초와 ‘실향민’들의 현대사가 있다 [2023 여름 여행] ① 칠성조선소,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교동(2023.7.27.)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1박 2일, 여름 가족여행으로 속초를 다녀왔다. 옛날식으론 ‘피서(避暑)’인데, 요즘은 여름휴가가 일반화되면서 여름이면 휴가 다녀왔느냐가 안부 인사가 될 만큼 우리네 살림살이도 나아졌다. 대체로 우리 지역에선 여름에 경북 동해안이나 남해 쪽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반대 방향인 북쪽으로 떠나게 된 것은 단지 거기에 딸애의 맘에 드는 ‘숙소’가 하나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6년 이어 다시 찾은 속초 아이들에게 묻어가는 여행이라서가 아니라도, 우리 내외에게 이의가 있을 턱이 없었다. 속초엔 설악산과 바다가 있고, 가는 길.. 2023. 7. 31.
<낮술>, 그래 인생은 그런 거야, 어쩔래? 영화 이 말하는 것들 어제 오후에 동성아트홀에서 을 보았다. 그 전날 친구들과 오래 ‘밤술’을 마셨고, 모텔에 든 건 새벽이었다. 숙취가 가시기 시작할 무렵인 오후 2시께에 나는 대구의 예술영화 전용관인 ‘동성아트홀’의 좁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 ‘불편’은 일반 상영관에선 올리지 않는 ‘돈 안 되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인지 모른다. 200석 규모의 소극장에 관객은 3~40명 선. 안경을 가져오지 않아서 비교적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상영 115분 동안, 나는 나른하게 가라앉는 몸과 싸우며 뒤편 관객들의 반응을 아주 민감하게 살피고 있었다. 대부분 2, 30대인 관객들은 서둘러 실소했고, 더러는 폭소를 터뜨렸다. 그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언제든 재미있는 장면만 나.. 2021. 3. 28.
바다 역 정동진과 강릉항 커피 기행 [2박 3일 강원도 회갑 여행] ③ 정동진(正東津)과 강릉항 커피 거리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경포대를 떠나 예약해 둔 숙소가 있는 정동진에 닿았을 때는 이미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리조트의 널따란 주차장에 차를 대자 거대한 배 모양의 건축물이 저 멀리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아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 멋있는데! 진짜 배유?” “설마, 거죽만 배 모양이겠지. 내부는 몽땅 객실일 게고.” 이 리조트에 묵기로 한 것은 방송고 학생의 권유 때문이었다. 나보다 서너 살이 많은 그 학생은 객실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지만, 숙박료가 비싸지 않다며 이 리조트를 내게 추천했다. 평소 같았으면 모텔에서 묵는 비용의 몇 배나 드는 데를.. 2019.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