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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가래떡2

사라져가는 것들…, ‘제석(除夕)’과 ‘수세(守歲)’ 음력 12월 30일, ‘제석(除夕)’과 ‘수세(守歲)’ 설 명절이 내일모렌데 이번 명절 대목은 어쩐지 쓸쓸하게 느껴진다.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은 뒤 시장 경기도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 때문만은 아니다. 마을도 이웃도 없이 콘크리트 아파트에 갇혀 살아도 예전엔 명절이 가까워져 오면 무언가 들뜨고 달착지근한 활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올핸 지레 마음을 가라앉힌 탓인지 그런 활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내일 밤은 제석(除夕)이다. 살아생전에 어머니께서 고향 집에 밝히던 ‘수세(守歲)’의 불빛을 언뜻 떠올렸다.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집 안 구석구석에 등불을 밝히고 밤을 새우는 일이 수세, 세월을 지킨다는 뜻이다. 이날, 해가 떨어지면 어머니께선 집안 곳곳에 불을 밝히셨다. 어머니께선 들기름을 부은 접.. 2024. 2. 9.
‘택택이 방앗간’의 추억 선친이 운영한 ‘택택이 방앗간’, 나도 방아를 찧었다 마을엔 방앗간이 새로 하나 생겼다. 그것은 철이네와 같은 물방앗간이 아니었다. 강물로 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 발동기로 했다. 그것이 돌기 시작하면 탁탁하는 굉장히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이 새로 생긴 방앗간을 ‘탁태기 방앗간’이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다들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철이네의 물방앗간은 아무도 찾는 이가 없게 되었고, 따라서 쿵덕쿵덕하는,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는 일도 영 없어져 버렸던 것이었다. - 이동하 장편소설 『우울한 귀향』 중에서 선친께서 언제쯤 고향 마을에 방앗간을 세웠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걸 세세하게 증언해 주실 어머니까지 돌아가시고 나니 더욱 그렇다. 아마 내가 젖을 갓 뗄 무렵이 아니었는가.. 2019.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