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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YTN4

19세기 ‘모니퇴르’, 그리고 ‘KBS’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의 요즘 나는 KBS 뉴스를 보지 않는다. ‘9시 뉴스’는 물론이거니와 한때 뉴스 시간대로는 애매한 저녁 8시에 즐겨 보았던 ‘뉴스타임’도 보지 않는다. 대신 그 시간의 뉴스는 YTN이나 한때는 피한 SBS 뉴스를 보는 걸로 때운다. 당연히 9시 뉴스는 MBC ‘뉴스데스크’를 즐겨 본다. 남녀 앵커가 가끔 ‘내지르는’ 촌철살인의 논평이 시원하고 사안에 대한 심층보도도 알차고,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마음에 차기 때문이다. 부득이 KBS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시간에도 KBS 뉴스를 보고 있자면 기분이 영 씁쓸해지는 걸 어쩌지 못한다. 며칠 전이다. 11시께 우연히 ‘뉴스라인’의 원세훈 청문회 기사를 잠깐 보다가 그예 채널을 돌리고 말았다. 앞서 본 MBC 기사는 질문자인 박영선.. 2022. 2. 18.
‘미디어 포커스’, 혹은 KBS(고봉순)의 운명? 이명박 정부에서 공영방송 의 향방 ‘국민의 방송’에서 ‘권력의 방송’으로? KBS가 심상찮다. 몇 개의 그림이 있다. 이른바 ‘방송장악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사장의 교체, 대차게(!) 싸울 듯하다가 꼬리를 내려 버린 노조 같지 않은 노동조합이 첫 번째 그림이다. 교체된 사장단에서 내린 첫 인사발령에 대한 내부 구성원의 반발과 저항이 두 번째 그림이다. 마지막 그림은 그 와중에 이른바 ‘조계사 앞 식칼 테러’와 ‘2MB의 사위 조 아무개 씨의 주가조작 수사’ 관련 소식, 국제중 설립계획과 관련된 문제점 등이 9시 뉴스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배는 까마귀가 날아오른 뒤 떨어지는’ 법이다. 이 정도의 퍼줄 맞추기는 초딩도 할 수 있다. 이 그림들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달콤한(?) 시나리오는 노.. 2021. 9. 24.
징계의 칼춤, KBS 정세진의 ‘선택’ MB정부의 ‘편파 방송에 맞선 공정보도를 위한 파업투쟁’, 언론인의 ‘존재 증명’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장기하의 노랫말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태평성대다. 총선을 전후해서 반짝, 주변의 삶과 세상을 둘러보는 시늉만 하고 다시 사람들은 자기의 삶에다 고개를 파묻어 버렸다.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봄, 텔레비전에서는 땜빵 프로그램이 돌고, 부실했던 뉴스는 더 부실해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의 무심은 그대로다. 공정 보도를 위한 언론인의 싸움 이야기다. 국민일보 파업은 100일을 훌쩍 넘겼고, MBC(문화방송) 파업도 100일이 눈앞이다. KBS, YTN, 연합뉴스까지 공정 보도 회복과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세상은 놀.. 2020. 4. 30.
[한글 이야기] ‘연쇄점’에서 ‘하나로 마트’까지 영자의 국어 침탈사, 또는 민중들의 조어법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성주의 포천계곡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지방도로를 타고 오는데 언뜻 연변의 건물에 붙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농협 연쇄점’. 길가의 허술해 뵈는 나지막한 슬래브 건물에 걸린 낡고 오래된 간판과 그게 담긴 풍경은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연쇄점’에서 ‘하나로 마트’까지 문학 수업 시간에 ‘철쇄(鐵鎖, 쇠사슬)’를 가르치고 난 뒤, 아이들에게 ‘연쇄점(連鎖店)’을 물었더니 대부분 요령부득의 표정인데 의성에서 유학 온 아이 하나가 대답한다. “본 적 있어요.” “무슨 뜻일까?” “‘체인점’요.” “정답!” 아이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시골아이들은 ‘촌스러운 경험’에다 도회의 그것을 더하니 훨씬 경험의 폭이 크다. .. 2019.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