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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4·3항쟁2

4·3 예순세 돌에 4·3항쟁 63돌(2011) 제주 4·3항쟁 예순세 돌이다. 마침 일요일이라 신문이 없는 날이다. 며칠 전 에서 본 4·3평화공원의 행방불명인 표석 사진이 아니었다면, 에 실린 블로그 기사가 아니었다면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갈 뻔했다. 하기야 기억한들 무어 달라질 게 있겠는가만. 띄엄띄엄 들리는 소식은 4월 1일에 베풀어진 기념식에 예년과 달리 국무총리가 참석했다는 것, 제주 4.3사건 희생자 결정 무효 등을 주장하며 일부 보수단체 인사들이 4·3 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각하됐다는 것들이다. 반역사, 몰역사적 퇴행은 요즘, 이 나라의 익숙한 풍경들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니 구글의 로고가 색다르다. 지난 여성의 날에도 독특한 로고로 그날을 기념한 바 있어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나 구글의.. 2019. 9. 14.
<순이 삼촌>과 너븐숭이를 아십니까 제주 여행 중 찾은 ‘너븐숭이’, 그리고 현기영의 1980년 광주의 오월은 ‘민주화운동’이라는 정부의 공식적 평가와 무관하게 ‘항쟁(抗爭)’ 또는 ‘민중항쟁’으로 불린다. 마찬가지로 1947년에서 1954년까지 8년여 동안 전개된 제주의 4·3도 공식적으로는 ‘사건’이지만 자연스레 ‘항쟁’으로 불리고 있다. 광주의 오월이 신군부의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출발한 것에 비기면 남로당 무장투쟁이 포함된 4·3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4·3에 ‘항쟁’이 자연스레 붙는 이유를 제주 출신의 작가 현기영은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한 공동체가 멜싸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말이야. 이념적인 건 문제가 아니야. 거기에 왜 붉은색을 칠하려고 해? 공동체가 무너지고, 누이가 능욕당하고, 재산.. 2019.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