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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한가위 되세요6

제발, 이번 한가위는 ‘되지’ 말고 ‘쇠자’ 한가위 인사, “한가위 되세요”로 쓰면 안 되는 이유 하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같은 비문(非文,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늠름하게 쓰이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되세요’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글로 블로그에 ‘가겨찻집’ 문을 연 게 2007년이다. 그리고 비슷한 이야기를 주절대면서 8년쯤을 보냈다. 아무리 그게 ‘대세’라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아무도 청하지 않은 일을 8년간 이어간 것은 자신이 국어 교사라는 사실을 늘 확인하면서 살아온, 넘치는 자의식 때문이었다. 국어를 가르친다고 해서 사람들의 언어 습관에 시비를 걸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 터이지만, 그렇게 오지랖을 떤 것도 앞의 이유 탓이다. 8년간의 오지랖이 막을 내린 것은 “‘한가위 되세요’, 진보 진영의 동참”이라는 글을 끝으.. 2023. 9. 28.
한가위의 ‘명절 인사’ 펼침막 풍경 잘못된 한가위 명절인사, 정치인도 다르지 않다 한가위다. 그간 해마다 잘못 쓰는 명절 인사 얘기를 빼놓지 않았던 듯하다. 올해는 그냥 가볍게 나가 사는 아파트와 우연히 들른 어느 아파트의 한가위 펼침막을 찍었다. 그 아파트의 명절 인사는 ‘되세요’였고, 우리 아파트는 다행히 어법에 맞는 펼침막이어서 새로 바뀐 관리소장에게 치하하고 싶었다. 어제는 대통령 내외의 명절 인사가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는데, 아뿔싸, 여기도 비문이다. “희망의 보름달을 품는 추석 연휴”까지는 좋았는데, 마지막 마무리가 “되시길 바랍니다”다. 하긴 ‘되세요’나 ‘되십시오’로 맺지 않은 것만 해도 한결 낫긴 하다. 그래도 ‘추석 연휴’가 ‘되’어야 하는 주체는 ‘국민 여러분’일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추석 연휴”가 되어 버린다. .. 2022. 9. 10.
‘한가위 되세요’, 진보 진영의 동참(?) 이제 ‘한가위 되세요’는 쓰지 않는 데가 없다 다시 그걸 주제로 글을 쓰려니 정수리가 따갑다. 하나 마나 한 소리를 다시 하는 기분은 정말 ‘아니다’. 글쎄, 누가 공식 감시자 구실을 맡겨준 것도 아닌데 또 그걸 일일이 살펴보는 게 거시기해서 올 한가윗날은 무심히 보냈다. 그예 까지… 그런데 한가위 다음 날 아침 에 들렀다가 좀 아연했다. 제호 아래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가 선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에 이어 그예 도 이 ‘한가위 되세요’의 시대적 물결(?)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우리 말글에 대한 애정과 실천이 남다른 데가 있었던 였던 만큼 이런 변화는 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도 결국 이 ‘택도 없는’ 인사말을 현실 언어로 받아들이겠다고 작정한 것일까. 하긴 도 기사 중간에 ‘핫(hot).. 2020. 9. 28.
여전히 ‘한가위 되세요’ - ‘백약이 소용없다’ 잘못된 명절 인사 ‘한가위 되세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명절이 다가오면서 거리와 아파트 단지 곳곳에 걸린 펼침막마다 ‘한가위 되세요’가 넘쳐나고 있다. 어느덧 그걸 주제로 입을 떼는 게 민망할 정도다. ‘~되세요’ 형식의 이 황당한 인사말은 이미 관공서의 자동응답시스템(ARS)에까지 진출했다. 쓰기보다 쓰지 않기가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 된 듯싶다. 그간 내가 쓴 관련 글의 목록 2012/09/30 “한가위 되세요!”는 쭉 계속된다 2010/10/02 여전히 ‘한가위 되시라’, 그 뒷이야기 2010/09/24 여전히, ‘한가위 되라’고 한다 2010/09/18 한가위, ‘되지’ 말고 즐겁게 ‘쇠자!’ 소용없는 일이란 걸 알면서 인터넷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녔다. 한가위 인사에 있어 포털은 중립을 취.. 2020. 9. 28.
“한가위 되세요!”는 쭉 계속된다 어법에 어긋난 명절 인사 생각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나 “희망찬 설날 되세요.” 따위의 비문이 우리 일상을 점령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이제 바야흐로 이 ‘~ 되세요’는 그야말로 ‘대세’가 되었다. 그나마 어법을 지키려고 애쓰던 언론사들마저 이 발랄한(!) 비문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가위 아침, 전자우편으로 날아온 기업이나 단체의 한가위 인사들, 인터넷에서 잠깐 검색해서 확인해 본 결과이다. 엄밀한 통계적 의미가 있을 수는 없지만 이게 ‘대세’라는 걸 부인할 도리는 없어 보인다. 이른바 ‘콩글리시’라 해서 잘못 쓰는 영어에 대한 사회적 반응과는 견주어지는 대목이다. 대문에 명절을 기념하는 문구나 그림을 붙였던 언론사 누리집들은 이번 한가위에는 좀 썰렁해 보인다. 그림으로 대신하거나, .. 2020. 9. 28.
한가위, ‘되지’ 말고 즐겁게 ‘쇠자!’ ‘비문(非文)’인 ‘한가위 되세요’가 무심히 쓰이는 현실 하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같은 비문(非文)이 늠름하게 쓰이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되세요’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글로 ‘가겨찻집’ 문을 열었었다. 그리고 그건 ‘주말’이나 ‘하루’에 그치지 않고 명절 인사로도 합당하지 않다는 글을 썼다. 10년 전에 쓴 글인데, 세상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같은 주제로 쓴 글 세 편을 붙였다. [관련 글 : 나는 ‘즐거운 주말’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즐거운 주말’이 되고 싶지 않다 ‘말글 살이 이야기 - 가겨찻집’를 시작하면서 새로 방 한 칸을 들인다. 내 블로그는 네 칸짜리 ‘띠집’인데 여기 또 한 칸을 들이면 ‘누옥(陋屋)’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세 칸을 넘으� qq9447.tistor.. 202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