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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데올로기2

노동 2제(題) - 불온한 시대, 불온한 언어 하나 : ‘노동(勞動)’과 ‘근로(勤勞)’ 사이 언어는 기본적으로 시대나 사회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당대의 세계 파악 방식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 땅 곳곳에 팬 역사와 슬픔의 생채기만큼이나 우리 시대의 말은 숱한 앙금과 그늘로 얼룩져 있는 듯하다. 그 가장 오래되고 시방도 계속되는 원인은 이 땅을 동강 낸 이데올로기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공산주의, 이른바 빨갱이 앞에 중무장한 ‘맹목의 반공주의’다. 거의 반세기에 이르는 오랜 독재 정권을 끝내고 세 번째 민간 정부를 맞았지만 여전히 이 땅에는 ‘반공주의’의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로 유명한 ‘government of the people, for the people, by the people’의 ‘peopl.. 2023. 5. 1.
성폭력, ‘욕정’을 못 이겨서? 언어에 숨은 ‘남성중심주의’와 뒤틀린 ‘여성관’ 말과 이데올로기- 과부, 혹은 미망인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언어가 강력한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을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지만, 그 이전에 세계를 이해, 인식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매체이다. 연속적인 세계를 불연속적인 것으로 끊어서 표현하는 과정에서 언어는 그 운용자의 주관과 이해를 일정하게 반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한 사회의 지배적 이념이나 태도가 시나브로 섞여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유난히 두드러진 ‘근로’와 ‘노동’의 대립은 바로 그런 현상의 좋은 보기다. ‘힘써 부지런히 일하다’라는 의미의 ‘근로’는 ‘몸을 움직여 일을 함,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체력이나 정.. 2020.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