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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사법살인4

[오늘] 야만의 현대사-인혁당 피고 8인 사형 집행 1975년 4월 9일, 인혁당재건위 피고 8명, 형 확정 18시간 만에 사형 집행 ‘1975년 4월 9일’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프고 슬픈 야만의 시간이었다. 그날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8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4월 8일, 판결이 확정된 후 불과 18시간 만이었다. 1975년 4월 9일의 ‘사법살인’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Jurists)에서 이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한 것은 그것이 유신 독재정권에 의한 명백한 ‘사법살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국가에 의해 살해된 서도원(53·전 대구매일신문 기자), 김용원(41·경기여고 교사), 이수병(40·일어학원 강사), 우홍.. 2024. 4. 9.
[오늘] 최초의 사법살인, 조봉암 서거 60주기 [역사 공부 ‘오늘’] 1959년 7월 3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죽산 처형되다 1959년 7월 31일 10시 45분, 서대문형무소의 사형집행장으로 ‘머리를 산뜻하게 다듬고 평소에 입고 있던 모시 바지저고리에 흰 고무신을 신은’(박태균, ) 사형수가 도착하였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집행관과 형무소 간부들 앞으로 태연하게 걸어갔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그는 무심하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재심 기각 다음 날, 죽산 처형되다 집행관의 인정신문과 판결문과 재심 기각 사유 낭독 등 의례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에게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가슴에 붙은 번호는 2310, 본적은 경기도 인천시, 현주소는 서울시 충현동, 나이 61세의 이 사형수가 바로 한국 정치사에서 1세대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죽산(竹山) .. 2023. 7. 31.
‘인혁당’ 묘역에서 ‘통일’을 다시 생각한다 통일운동가 동암 도혁택(1932~2011) 선생의 1 주기 추모제 세상엔 숱한 운동이 존재한다. 이 나라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눈부시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운동의 목록들을 생각해 보라. 학생운동과 시민운동, 노동운동과 교육운동……. 우리 현대사는 그러한 운동이 빚어낸 승리와 패배, 그 역사적 전개 과정에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그 목록 속에서 ‘통일운동’을 찾기는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여러 운동의 눈부신 성과와 전망 속에 그것은 그 변방에 외롭게 고단한 몸을 가누고 있다. 이 나라 민주주의와 분단 모순을 포괄하는 가장 크고 넓은 담론을 바탕으로 한 통일운동은 그러나 운동의 주류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듯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통일운동은 우리의 일상과는 너무 멀리 떨어.. 2020. 4. 9.
32년 만의 신원(伸寃), 인혁당 희생자들의 <푸른 혼> 김원일 연작소설 김원일의 소설을 처음 만난 건 고교 졸업 후, 장편 와 어느 문고판 단편집을 통해서다. 그 무렵에는 아직 어렸던지라 ‘분단’을 다루고 있던 그의 장편보다 ‘파라암’과 같은, 매우 정교한 묘사와 탁월한 완성도의 단편들에 매료되었던 듯하다. 한 여인의 파란 많은 삶을 묘사한, ‘썩어가면서 더욱 부드러워지는 살의 마비’라는 표현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1990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마음의 감옥"을 읽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삶과 그 진정성’을 성찰하고 있는 작가의 시선에 감동과 전율을 동시에 느꼈다. 이 소설은 빈민을 위해 살다간 아우의 순교자적 죽음을 계기로 핍박받는 사람들의 정당한 요구에 동참하게 되는, 방관자적 중산층 형의 인식 전환을 다루고 있는 중편이다. 마음의 감옥을 읽으면서 .. 2019.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