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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명절2

‘단오(端午)’, 잊힌 명절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 옮아가면서 잊히고 있는 명절 6월 7일(2024년은 10일)은 잊힌 명절, 단오(端午)다. 나 역시 그랬듯 요즘 아이들은 ‘단오’가 명절이었다는 사실도 모른다. 삼국시대 이래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도 명절로 쇠었던 이 절일(節日)은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시나브로 잊히어 가고 있다. 사실 단오라고 반색을 하긴 했지만, 내게도 세시 풍속으로서의 ‘단오’에 대한 기억은 실하지 않다. 글쎄, 유일하게 기억나는 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을 하천 곁에서 펼쳐진 씨름대회가 고작이다. 그리 넓지 않은 모래밭인데 여기저기 가마솥에서 고깃국이 끓고, 한편에선 씨름판이 벌어졌던 1960년대의 광경은 마치 꿈결같이 떠오른다. 그 씨름대회의 우승자는 황소를.. 2023. 6. 22.
가사노동, ‘여자가 받쳐 든 한 식구의 안식’ 이 땅의 숱한 ‘구자명 씨’를 위하여 어버이 모두 돌아가시고 10년째 다시 설날을 맞는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명절은, 또 부모님을 뵈러 큰집으로 떠날 일이 없는 설날은 여느 날과 그리 다르지 않다. 객지에 나가 있던 아이가 돌아오는 거로 새삼 명절이란 걸 확인하긴 하지만 쓸쓸하기야 마찬가지인 까닭이다. 딸애를 데리고 아내가 장모님을 뵈러 떠난 빈집에 아들 녀석과 둘이 우두커니 앉아 텔레비전 채널만 이리저리 돌리면서 섣달 그믐날, ‘작은 설’의 반나절을 보냈다. 처가에 가 장모님 음식 장만하는 걸 돕다가 오후에야 돌아온 아내는 이내 자리를 깔고 누워버렸다. 아침부터 감기 기운이 느껴진다더니 제대로 감기가 온 모양이었다. 영화 구경을 하자던 아이들의 청도 한사코 마다한 아내를 남겨두고 우리는 시내에 나갔.. 2019.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