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잎1 [쑥골통신] 꽃 진 뒤, 잎 나는 봄 창밖엔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창문 너머로 며칠 동안 오르지 못한 산자락을 건너다봅니다. 빗줄기와 안개 사이로 군데군데 신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루걸러 산을 오르면서도 정작 만나지 못한 풍경입니다. 역시 산을 벗어나야 산이 보이는 법, 산속에선 느끼지 못했던 봄의 빛깔이 아련하게 눈 아래에 감겨옵니다. 지지난해 숲길로 출퇴근할 때는 산에 꽃이 왜 이렇게 드무냐고 불평이 늘어졌더랬지요. 지난가을에는 왜 꽃이 피지 않느냐고 애먼 소리를 참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꽃은 때가 되어야 피고, 인간의 발길이 잦은 길에는 꽃들이 스스로 몸을 숨기는 듯했습니다. 겨울 지나 봄으로 오면서 산에서 만난 꽃은 진달래와 생강나무 꽃이 주종이었지만 온산을 물들인 그 꽃들의 향연은 더 부러울 게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진달래야.. 2019. 6.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