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 세상에 /풀꽃과 나무 이야기

눈에 띄지는 않아도 그 존재가 당당하다

낮달2018 2025. 5. 1. 13:00

[풀꽃 이야기] 애기봄맞이, 괭이밥, 개꽃마리, 주름잎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꽃마리. 워낙 작아서 삼각대 없이 흔들리지 않고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 길가, 공터, 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 괭이밥 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다.

인구 40만, 경상북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외곽으로 나오면 논밭이 펼쳐지는 곳이 구미다. 북봉산(北峯山) 아래 자리 잡은 우리 동네는 더 말할 게 없다. 산을 등지고 선 26층짜리 아파트의 16층에 살지만, 여름에 창문을 열어 놓고 자면, 아침에 지저귀는 새소리에 깨어나는 이 생활을 나는 느꺼워하며 살고 있다.

 

산과 들이 지척에 있고, 나무와 숲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이 도회의 시공은 어쨌든 축복이라고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들어서는 주변에 모과나무도 새롭게 만났고, 울타리 근처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풀꽃도 여럿 만났다. 눈에 잘 띄지도, 사진으로 찍기도 쉽지 않을 만큼 작은 이 풀꽃들의 이름을 찾으면서 우리의 앎이란 참 보잘것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4종의 풀꽃을 소개한다. 그러나 꽃의 생김새와 생태를 전문 용어로 서술한 정보는 사실상 별로 요긴하지 않다. 꽃의 모습을 보고 그 이름을 맞힐 수 있을 정도로도 족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이름 모를’이라고 표현되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고 보잘것없는 풀꽃이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 존재가 당당하다.

 

꽃마리와 괭이밥은 관속(管束)식물, 또는 관다발식물로 불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관다발’은 어떤 식물의 줄기를 막론하고 속에 세로로 통하는 가늘고 긴 세포의 다발이라고 한다. 더 쉬운 해설을 보이지 않는다. 애기봄맞이와 주름잎은 한해살이풀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 다양성’의 해설에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설명만 간단히 붙인다.

 

1. 꽃마리

▲ 꽃마리는 초지, 길가, 들판, 언덕 등지의 저지대에 흔하게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잎은 원 안 사진을 참고.

꿀풀목 지치과에 속하는 관속식물이다. 잎자루와 잎 가장자리에 털이 난다. 지름 2~3mm의 꽃은 3~5월에 피고, 8월에 열매가 익는다. 초지, 길가, 들판, 언덕 등지의 저지대에 흔하게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어린잎을 식용하며, 꽃따지, 잣냉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나며, 온대 아시아와 유럽 등에 분포한다.

 

2. 괭이밥

▲괭이밥. 여기 소개한 풀꽃 중에서는 가장 꽃이 크다. 우리 텃밭에서도 무성하게 자라는 풀이다. 오른쪽에 애기봄맞이꽃이 흐릿하다.
▲ 햇볕이 잘 드는 길가, 공터, 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 괭이밥. 원안의 잎을 보면 마치 토끼풀을 닮았다.

쥐손이풀목 괭이밥과에 속하는 관속식물이다. 햇볕이 잘 드는 길가, 공터, 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4~10월에 노란 꽃이 피며, 어린잎은 식용하며, 전초(全草 : 잎, 줄기, 꽃, 뿌리 따위를 가진 옹근 풀포기)는 약용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나며,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에 분포한다.

 

3. 애기봄맞이

▲ 마치 조화처럼 보이기도 하는 애기봄맞이꽃은 들, 길가, 논 주변 등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원 안 참고.

들, 길가, 논 주변 등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열매는 6월에 결실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나며, 러시아 극동, 몽골, 중국 만주, 유럽, 북미 등에 분포한다.

 

4. 주름잎

▲ 저지대 유휴 농지나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인 주름잎. 꽃의 모양이나 이름이 아주 특이하다. 잎은 원 안 참고.

저지대 유휴 농지나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5~8월에 길이 1~1.2cm 정도이며 깔때기 모양의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우리나라 전역에 나며, 일본, 타이완, 중국 등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등에 분포한다. 고초풀, 담배깡랭이, 담배풀, 선담배불이라고도 부른다.

 

송찬호 시인이 아주 흥미롭게 비유해 묘사한 시 ‘봄’을 읽으며 무르익는 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2025. 5. 1. 낮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