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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텃밭일기68

[2023 텃밭 농사] ➇ 마늘 방제, 고추와 가지, 오이 등을 심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마늘 방제(5월 2일) ‘잎마름병’을 의심한 마늘의 증상을 가지고 농협 자재판매소에 가서 물어보니 확실하지 않다. 직원은 어딘가에 전화해 물어보고, 현장에 있던 농부도 거들었다. 잎 마름 말고도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증상도 보였는데, 원인 진단도 과습 때문이라는 의견과 가물어서 그런 거 아니냐는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어쨌든 생육 조건이 좋지 않아서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결국 관련 약제 두 개를 사 와 섞어서 마늘밭에 뿌렸다. 이래서 안 된다고 성화를 부리던 아내도 지쳤는지, 5월 한 달 안에 되든 안 되든 결판이 날 거라고 말했다. 그렇다. 수확이 6월이니 이번 한 달 안에 마지막 성장이 이루어질 거였다. .. 2023. 5. 3.
[2023 텃밭 농사] ⑦ 마늘은 무럭무럭 자랐는데, ‘잎마름병’일까? 병충해가 오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월 9일에 부직포를 벗겼었다. 무엇보다도 겨울을 잘 넘긴 우리 마늘이 대견했다. 복합비료를 한 번 치고 나서 그동안 세 차롄가 영양제가 포함된 친환경 농약을 쳤다. 아내는 유튜브의 선배 농사꾼들이 일러주는 방법을 곧이곧대로 믿고 거기 충실하게 따랐다. 그리고 3월 22일, 4월 3일, 4월 11일에 이어 4월 19일에 각각 마늘밭을 찾았었다. 갈 때마다 마늘의 모습은 ‘일신우일신’이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 눈에는 마늘이 성큼성큼 자라서 키가 한 뼘이나 더 큰 거 같다고 느낀다. 무럭무럭 잘 자라긴 했는데, 마늘 줄기 끝이 말라버린 게 눈에 띄었다. 한두 포기는 줄기 아랫부분까지.. 2023. 4. 21.
[2023 텃밭 농사] ⑥ 겨울나기 끝낸 마늘, 부직포 이불을 걷어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월 9일, 혼자 텃밭에 들러 마늘밭에 덮어둔 부직포 이불을 걷어냈다. 아내가 참고하여 구독하는 유튜브에서는 애당초 설을 쇠고 나서 바로 걷으면 된다고 하였지만, 우리는 망설였다. 음력으로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아침에는 수은주가 곤두박질치곤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홍산마늘, 74일 만에 햇볕을 보다 나는 마늘을 심은 의성의 장(張)에게 전화를 걸어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아직 여긴 추워서 당분간 더 지켜보아야겠다고 했고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그를 따랐다. 중순께 영상 10도까지 오르는 따뜻한 날씨가 며칠 이어지자, 나는 주간 일기예보를 챙겨보고 부직포를 걷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걷고 나서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 2023. 2. 26.
[2023 텃밭 농사] ⑤ 마늘의 겨울나기, 부직포 이불을 덮어주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서리가 내리면 부직포로 마늘을 덮어주어야 한다고 해서 3,800원으로 부직포를 사놓았다는 얘긴 지난번에 했다. 온도가 떨어진다는 뉴스에 텃밭에 들른 게 11월 28일이다. 그간 또 싹이 올라오지 않은 구멍에서 새싹이 돋은 게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창고에 올려둔 부직포를 꺼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고작 두 이랑뿐이어서 그거로 충분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부직포의 너비가 100cm여서 이랑을 더 덮기에는 10~20cm쯤 모자랐다. 고심 끝에 남는 부분을 50cm씩 잘라서 100cm 옆에다 겹쳐서 덮었다. 바람에 날아간다고 흙은 한 줌씩 끼얹어 고정했다. 마늘이 숨이야 쉬겠지만, 부직포를 덮어 놓은 마늘밭이 낯설었다. 우리 .. 2022. 12. 14.
[2023 텃밭 농사] ④ 멀칭 비닐 아래 숨은 마늘 싹을 찾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꽤 오랜만에 텃밭에 들렀다. 지난달 14일에 싹을 확인하고 난 뒤, 근 한 달 가까이 텃밭을 찾지 못했다. 이런저런 일로 바빴고, 아내의 수술 등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중간에 혼자서 잠깐 다른 일로 한번 다녀갔지만, 호박 두어 개를 따 왔을 뿐이었다. 25일 만인데, 마늘 싹이 꽤 자랐다. 여전히 군데군데 빠끔한 부분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번에 아내가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마늘을 심은 자리다. 수술 뒤라 허리를 굽힐 수 없는 아내가 풀이라도 좀 뽑아달라고 해서 선걸음에 풀을 맸다. 그런데 보아하니 비어 있는 비닐 구멍 쪽이 도두룩해서 손을 넣어보니, 자란 싹이 비닐 아래로 뻗어 있었다. 구멍에 심긴 .. 2022. 11. 11.
[2023 텃밭 농사] ③ 홍산 마늘, 싹은 올라왔는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홍산 마늘의 발아 마늘 심은 지 9일째인 어제, 텃밭을 찾았다. 드디어 유공 비닐의 구멍마다 마늘 싹이 트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싹을 틔우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 아내는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마늘을 심은 부분이 그렇다면서, 냉장고에 보관한 마늘은 싹이 안 트는가 보다, 자못 실망하는 눈치였다. 나는 기다려보자, 그러나 싹이 안 트면 방법 없다,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했다. 조금 있다가 아내는 비닐 구멍 안을 살펴보더니, 밑에 싹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하고……, 하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첫 농사란 건 언제나 힘든 법이다. 마늘 농사 유튜브를 살펴보니 한 2주쯤 지나면 싹이 거의 다 올라오는데, 마늘 싹이 비닐 .. 2022. 10. 18.
[2022 텃밭 농사 ⑥] 가을 들자, 호박이 부지런히 열렸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해마다 호박을 몇 포기씩 심곤 했다. 그러나 고추를 따낼 때까지, 호박은 가물에 콩 나듯 게을리 열매를 맺어 임자의 애를 태웠다. 그동안 우리 내외가 호박에 먹인 지청구는 얼마였는지, 그러나 우리는 호박의 게으른 결실이 호박 탓이 아니라, 그걸 심은 밭은 땅심에, 그리고 시원찮은 우리 솜씨에 있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호박 농사의 실망과 반전 고추 농사를 마무리하고 난 다음에 뒤늦게 호박이 결실한다는 걸 우리는 해마다 잊어버리곤 했던 듯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긴 여름내, 텃밭에 가면 맨 먼저 하는 일이, 무성하게 벋은 덤불을 들추어 애호박을 찾는 일이었고, 그다음에는 으레 실망의 푸념이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2022. 10. 13.
[2023 텃밭 농사] ② 홍산 마늘을 심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마늘 이야기 인종에 따른 독특한 체취를 이야기할 때, 서양인들이 노린내를 풍긴다면, 한국인은 단연 마늘 냄새로 환기되는 민족이다. 설사 사람들에게 마늘 내를 풍기더라도 음식에서 마늘을 뺄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그들이다. 곰이 백일 동안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다는 단군신화를 건국 신화로 둔 민족답다. 원산지가 중앙아시아나 이집트로 추정되는 마늘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단군신화뿐 아니라 에도 “입추 후에 산원(蒜園)에서 후농제(後農祭)를 지낸다.”라는 기술이 있는데, 여기서 ‘산(蒜)’이 마늘이다. 마늘은 우리나라 4대 채소(고추, 마늘, 배추, 무) 가운데 하나로 김치를 비롯하여 각종 고기 .. 2022. 10. 5.
[2023 텃밭 농사] ① 마늘 파종을 준비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2022년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2023년 농사라고 한 까닭은 이 농사가 시작은 2022년에 하지만, 수확은 2023년에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심는 마늘은 내년 6월 중순께가 되어야 수확할 수 있으니, 일반 한지형 마늘보다 수확 시기가 늦어진다. 처음 짓는 마늘 농사여서 제대로 자라서 잘 수확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9월 19일, 고추와 가지 등 묵은 밭 정리 슬슬 내년도 마늘 농사를 준비할 때가 되었다. 마늘 농사를 짓자며 바로 이를 실행에 옮긴 아내를 따라 텃밭에 가서 묵은 고추와 가지 등을 뽑고, 잡초를 제거한 게 지난 19일이다. 우선 알루미늄 지지대를 뽑고, 쳐놓은 줄을 걷어낸 다음, 포기를 뽑는 건 그.. 2022. 10. 2.
[2022 텃밭 농사 ⑤] 고구마와 땅콩 수확, 올 농사는 이제 ‘파장’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8일에 이어 오늘은 고구마와 땅콩을 수확하려고 텃밭에 들렀다. 지난번 시험 삼아 수확한 고구마와 땅콩은 한가위에 고구마전으로, 그리고 땅콩 밥으로 식구들에게 선을 보였다. 다락같이 오른 한가위 물가가 아니더라도 이 텃밭 농사가 생광스럽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그야말로 손바닥만 한 땅에 심은 스무 포기 미만의 미니 농사지만, 뜻밖에 고구마 덤불을 걷어내는 게 꽤 힘이 들었다. 워낙 얼기설기 뻗어나가 걷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 땅콩은 그냥 줄기를 쥐고 당기면 간단히 뽑혀서 쉬웠다. 금방 해치울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좋이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고구마는 일일이 호미로 파서 숨은 고구마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2022. 9. 18.
[2022 텃밭 농사 ④] 땅은 늘 ‘들인 땀만큼 돌려준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텃밭 농사 세 번째 이야기를 쓰고 두 달이 훌쩍 흘렀다. 우리 내외는 한 주나 열흘에 한 번쯤 텃밭을 들러 가지나 풋고추, 가물에 콩 나듯 하는 호박을 따 갔을 뿐, 편안하게 잘 지냈다. 고추 농사를 그만두고 풋고추나 따 먹자며 고추 서너 그루만 심은 덕분이다. 소꿉장난 같은 농사긴 하여도, 우리의 고추 농사 이력은 10년이 넘는다. 그런데도 해마다 농사를 지으며 쑥쑥 자라나는 고추를 기뻐하고 병충해에 상심하면서 익은 고추를 따 그걸 말리고 하는 과정이 만만찮았다. 그러나 병충해와 싸우며 스무 근 넘게 고춧가루를 수확한 지난 이태가 우리 고추 농사의 전성기였다. 그래서 한 해쯤 쉬어가는 해로 올해를 시작한 것이었다. 한.. 2022. 9. 8.
[2022 텃밭 농사 ③] 감자 캐기, 그리고 가지와 호박을 처음 따다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6월 27일 월요일 아침에 텃밭으로 향하면서도 아내와 나는 풀이나 한번 맬 참이었다. 일주일 전에 혼자서 밭을 다녀온 아내는 풀이 짓어서(‘풀이 무성하게 나다’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 말이 아니라고 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찔끔찔끔 오긴 했지만, 여러 차례 비가 내렸으니 안 봐도 비디오다. 고랑에 빽빽하게 번지는 것은 바랭이다. 쇠비름이나 다른 풀도 따위도 나긴 하지만, 잡초의 주종은 바랭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비록 풀은 무성하지만, 제법 꼴을 갖춘 밭의 모습이다. 고구마순도 왕성하게 자랐고, 그간 고추 하나 못 맺었다고 지청구를 먹였던 고추도 조그마하지만 여러 개의 열매를 맺었다. 아내와 나는.. 2022.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