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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여행, 그 떠남과 이름의 기록128

‘유네스코 세계유산’ 베네치아, 도시 전체가 특별한 건축 걸작 [처음 만난 유럽 ⑨] 오버투어리즘 이전, 물의 도시 베네치아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여행 6일 차인 4월 20일, 로마의 호텔에서 조반을 들고 버스로 베네치아로 이동했다. ‘베네치아(Venezia)’는 영어 발음인 ‘베니스(Venice)’로 더 많이 불린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도 ‘베니스의 상인’이고, 거기서 치르는 영화제도 ‘베니스 영화제’다. 베니스 말고 베네치아, 석호와 함께 1987년 세계유산 지정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의 주도(州都)로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의 수도였다. 물의 도시고, 운하의 도시 베네치아에는 하루 최대 6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드나들며, 연간 2천 2백만에서 3천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하는 세계적 관광.. 2022. 8. 1.
잠깐 머물렀어도 ‘청정 스위스’의 ‘이미지’는 바뀌지 않았다 [처음 만난 유럽 ⑧] 주마간산 스위스, 취리히에서 반나절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유럽 패키지여행의 마지막 날(2016.4.21.), 우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출발하여 오후 4시께에 스위스의 취리히에 닿았다.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취리히 출발하는 KE918편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였다. 공항으로 이동할 때까지 두어 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취리히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취리히주의 주도다. 취리히호의 북쪽 끝에 있는 이 도시의 공식 언어는 독일어다. 취리히호는 기원전 8000년경 빙하기 때 알프스에서 내려온 산악빙하가 녹아 생긴 것으로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관광선 유람코스가 있다고 했다. 가이드는 우리를 프라우 뮌스터.. 2022. 7. 29.
연곡사, 나말여초에 선종의 수선(修禪) 도량으로 이름 높았다 [지리산자락 지각 답사기] ④ 지리산 연곡사(鷰谷寺,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로) *PC에서는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를 대여섯 번쯤 읽었다. 주요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이른바 ‘썰’로 풀 수 있을 정도다. 하동의 최참판댁을 지나는 길마다 들르곤 하는 것도 의 인물들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감으로 내게 살아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에서 전개되는 서사의 배경 가운데 연곡사(鷰谷寺)가 있다. 최참판댁의 여장부 윤씨 부인이 요절한 남편의 명복을 빌러 기도드리러 간 절로 우관 선사가 주지다. 윤씨는 형인 우관의 절에 휴양차 와 있던 동학 접주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김환(구천)을 낳는다. 반세기에 걸친 최참판댁 가족사가.. 2022. 7. 25.
매천사, 망국의 치욕에 선비는 스스로 목숨을 거두었다 [지리산자락 지각 답사기] ③ 구례군 광의면 수월리 매천사(梅泉祠) *PC에서는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애당초 우리 여정에 ‘매천사(梅泉祠)’는 들어 있지 않았다. 노고단에 올랐다가 내려와 하동 쪽으로 길을 재촉하던 때에 나는 얼핏 ‘매천사’라는 이정표를 보았고 차를 돌렸다. 글쎄, 구례에 와서 매천사를 지나면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매천사는 구례군 광의면 수월리에 있는, 매천(梅泉) 황현(黃玹, 1855~1910)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생전에 선생이 살았던 곳에 후손과 지방 유림이 1955년에 세운 사당은 앞면 3칸·옆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1984년에 전라남도의 문화재자료 제37호로 지정되었다. 매천은 전라남도 광양 출신.. 2022. 7. 23.
약속한 지 20년 만에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다 [지리산자락 지각 답사기] ② 지리산 노고단(老姑壇)) *PC에서는 가로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리산 산행 지리산은 젊을 때 두어 차례 올랐었다. 백무동에서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코스로 처음 올랐고, 중산리에서 천왕봉에 올라 거꾸로 장터목-백무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오른 게 두 번째다. 첫 등정 때는 남학교에 근무할 땐데, 고2 제자 두 명과 올랐고, 두 번째 동행은 교육 운동을 함께하던 동료들이었다. 모두에 ‘두어 차례’라 쓴 것은 한 차례쯤 더 올랐다고 생각해서인데, 그 한 차례가 잘 기억나지 않는 거로 보아, 그게 내 생각에 그친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가 지리산에 오른 것은 모두 30대 때다. 대체로 사람들은 대학 시절에 지리산에 오르곤 .. 2022. 7. 21.
구례 운조루(雲鳥樓), 혹은 열린 쌀독, ‘타인능해’의 집 [지리산자락 지각 답사기] ① 구례 운조루(雲鳥樓) 고택(2019.10.30.)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지리산자락으로 아내와 1박 2일의 여행을 다녀온 게 2019년 10월 말이다. 10월의 마지막 날 출발하여 11월 1일에 돌아오는 짧은 여정이었으나, 우리는 꽤 여러 곳을 돌았다. 연곡사와 피아골 단풍을 구경했고, 하동 최참판댁과 박경리 문학을 들렀었다. 섬진강을 따라 구례-하동길을 지났고, 이튿날에는 아내를 독려해가며 처음으로 지리산 노고단에도 올랐었다. 늘 그렇듯 나름대로 빼먹지 않고 명승과 고적을 돌았는데 정작 그걸 전혀 갈무리하지 못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는 그렇고 그런 차례를 지겹게 여긴 탓이었을까. 3년 만에 짧게나마 그.. 2022. 7. 20.
가야산 부근, 돌탑에서 야생화식물원까지 성주 가야산 기행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지난 16일 오전, 늘 그렇듯 황 선생이 집 앞으로 차를 끌고 왔다. 우리는 ‘바람을 쐬러’ 성주의 끝, 가야산(1433m)을 경계로 경남 합천과 붙어 있는 수륜면을 향해 출발했다. 올 2월에 명퇴한 황은 내가 1994년에 경북 예천으로 복직했을 때 만난 후배다. 그는 오래 교육 운동과 시민운동에 헌신해 온 활동가다. 황은 퇴직하면서 내게 한 달에 한 번쯤,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고 제안했다.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자신이 운전해서 다녀오자는 것이었다. 글쎄, 하고 웃고 말았는데, 지난 5월 18일에 첫걸음을 했다. 영덕 강구에 가서 거기 사는 후배 강 선생을 불러 회를 곁들여 소주를 한잔했다. 거기.. 2022. 6. 24.
‘소풍’은 문의 마을로 가서 ‘도시락’은 차 안에서 먹었다 대청호의 풍광과 색소폰 공연까지 즐긴 청주 문의문화재단지 *PC에서 가로형 사진은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고은 시의 배경 ‘문의문화재단지’에 가다 충청도 문의(文義)에 ‘문화재단지’가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고은 시인의 시 ‘문의 마을에 가서’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그 지명을 각인해 왔지만, 나는 문의를 스쳐 갔을 뿐 거기 가보지 못했다. 시인이 1969년 5월 에 발표한 ‘문의 마을에 가서’는 ‘죽음을 통해 깨달은 삶의 경건성’, ‘삶과 죽음이 하나의 실체라는 인식’을 노래했다. 모친상을 입은 신동문(1928~1993) 시인을 조문하고자 문의를 찾았던 시인은 문의를 죽음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시적 공간으로 받아들였다.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 죽음.. 2022. 6. 10.
성공회에서 강화도에 ‘한옥 성당’을 지은 뜻은… [강화도 여행 ①]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성공회 강화읍 성당(2022.5.5.)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강화도는 서울 인근에 있지만, 경상도 사람에게는 꽤 멀다. 그건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인 듯하다. 1969년 강화대교로 육지와 이어졌지만, 다른 시도 사람들에게는 강화도는 여전히 섬이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다시 찾은 강화도 내가 처음 강화도를 찾은 것은 2010년 1월이다. 의 시민기자 연수가 거기서 열렸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들어가 연수에 참여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얀데, 안개까지 끼어 아주 먼 데로 온 느낌이었다. 그게 마니산도, 정족산성도, 전등사도 가보지 못한 내 강화도 초행.. 2022. 6. 4.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 국립수목원에도 있다 [여행] 550년 넘게 자연 그대로 보전해 온 광릉숲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5월의 첫 주말, 오래 별러 온 광릉숲을 다녀왔다. 가물에 콩 나듯 서울을 드나들면서 어느 날부터 서울의 고궁을 차례로 가보고, 자투리 시간을 내어 박물관을 다녀오기 시작했었다. 간송미술관과 리움미술관도 그 목록의 맨 위에 있었으나, 리움은 그 전날 다녀왔고, 간송은 휴관 중이라니 때를 기다려야 한다. 나는 광릉숲이 서울의 경계를 넘으면 이내 닿는 곳에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있는 광릉숲까지는 54km, 차로 한 시간 반쯤 걸렸다. 아들 녀석이 이틀 전에 국립수목원(아래 수목원) 누리집에서 주차장 이용 차량을 예약해 우리는 정문을 무사통과할 수.. 2022. 5. 29.
자투리 시간에 찾은 해안 절경 ‘섭지코지’ [제주 여행] 1일 차 (2022. 4. 18.)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애당초 섭지코지는 내 여정에 들어 있지 않았다. 그동안 제주도를 찾을 때마다 들른 곳인데다가 특별한 감흥을 받은 곳이 아니어서였을 것이다. 우도에서 나와 숙소에 바로 들어가려 했더니, 아내가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가기엔 일러서 들른 곳이 섭지코지였다. 섭지코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의 돌출한 해안 지형이다. ‘섭지’란,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라는 뜻이며, ‘코지’는 육지에서 바다로 톡 튀어나온 ‘곶’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낯설면서도 인상적인 지명이어서 한번 들으면 잘 잊히지 않는 것 같다. 제주 동쪽.. 2022. 5. 27.
에코랜드 ‘곶자왈 숲속 기차여행’은 좀 싱거웠다 [제주 여행] 2일 차(2022. 4. 19.) *PC에서는 가로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아내는 이전에 실버대학 등의 교회 행사로 두어 차례 제주를 찾았었다. 그게 2012년 이후였으니, 제주도의 여행지는 한층 더 발전해 있었을 것이다. 아내는 ‘곶자왈 숲속 기차여행’의 감동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에코랜드에 가 보지 못한 내게는 별로 와 닿지 않았다. 이번에 제주로 오면서 우리는 에코랜드에서 기차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둘째 날, 에코랜드는 비자림 다음의 목적지였으니 결과적으로 우리는 여정을 잘못 짠 셈이었다. 비자림의 원시림이 주는 감동이 너무 커서 아내는 에코랜드의 숲은 비자림에 비기면 우습겠다고 말했는데 그건 사실이었다. 비자림의 수백 년 묵.. 2022.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