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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 118

복원한 폐탑 두 기, 천 년 세월을 되묻다 [성주의 불탑] ③ 보월동 삼층석탑(수륜면 보월리)와 심원사 삼층석탑(수륜면 백운리) *PC에서는 가로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보월동 삼층석탑(수륜면 보월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보월동 삼층석탑은 수륜면 보월리 탑안(절골) 마을에 있다.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폐사지에 있던 이 탑은 일제강점기에 파괴되었다가 1979년 12월 복원되었다. 복원 당시 틈이 벌어지고 모서리가 깨진 석탑의 기단 부분만이 제자리에 있었으며, 그 밖의 부재는 주변 농지에 묻히거나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파괴된 8세기 석탑 1979년 복원 흩어져 있던 부재를 모아 2중의 기단을 마련하고, 그 위로 3층의 탑신을 올려 복원했다. 탑의 높이는 5.2m, 지대석(地臺石)은 한 .. 2022. 7. 17.
1천2백 년 세월 견뎌낸 돌탑과 당간지주 [성주의 불탑] ② 법수사지 삼층석탑(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PC에서 가로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법수사지(法水寺址)는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1214번지, 가야산국립공원 백운분소로 가는 길가에 있다. 경북과 경남의 도계, 즉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서 해인사가 있는 경남 합천군 가야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솔티재 정상에 법수사지가 있다. 경북과 경남 도계에 자리잡은 법수사지 성주의 읍지(邑誌)인 에는 “세속에 전하기를, 아홉 개의 금당과 여덟 개의 종각과 무려 천 칸의 집이 있었다고 하였으며, 석불, 석탑, 석주(石柱), 석체(石砌, 섬돌) 등이 산허리 사방에 널려 있고, 절과 암자의 유지가 거의 백여 개에 이른다”라고 하였다. 안내판에 따르면 802년(애장왕.. 2022. 7. 11.
성주읍 들머리에서 만나는 ‘날씬-아담’ 칠층석탑 [성주의 불탑] ① 동방사지 칠층석탑(성주읍 예산리) *PC에서 가로 사진은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성주군에는 모두 네 기의 불탑이 전한다. 절집이야 물론 그보다 훨씬 많지만, 모든 절집이 불탑을 품고 있는 것 아닌 까닭이다. 그런데 이 탑들은 자신을 품은 절집을 온전히 지키지 못했다(물론 이들에게 절집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 건 아니다). 탑들이 폐사지(廢寺址), 또는 절터에 저 혼자 서 있는 이유다. 탑 셋은 수륜면에 있고 나머지는 성주읍 예산리에 있다. 셋은 삼층석탑이고, 성주읍의 탑은 칠층이다. 이 가운데 내가 가장 먼저 만난 것이 칠층탑, 성주읍 예산리의 동방사지 칠층석탑이다. 1990년대 해직 시기에 노조 사무실이 예산리에 있었는데, 사무실.. 2022. 7. 10.
6·1 지선 결과, 구미는 ‘2018년 이전’으로 다시 되돌려졌다 [2022 제8회 지방선거 결과] 구미는 시장도 잃고 도의원 전부, 시의원도 절반을 잃었다 제8회 지방선거가 끝났다. 개표도 거의 끝나서 선관위에서 당선증을 교부하면 당선자가 확정된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50.9%)은 여야에 실망한 20·30의 이탈로 분석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구미에서도 이번 선거에 투표하기를 망설인 이가 적지 않았다. 투표를 망설인 지방 선거 경북 평균 투표율은 전국보다 2% 정도 높은 52.7%지만, 구미는 경북에서 최하위인 42.8%다. 경북 평균보다 무려 10% 이상 낮다. 전체 선거인 33만7510명 중 14만4584명이 투표했으니, 투표하지 않은 이는 19만2926명이다. 20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투표를 포기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선거권을 한 번도 포기하지 않.. 2022. 6. 2.
구미 유권자, ‘20대’ 이어 ‘30대 시의원’ 만들어 줄까 [도전 2018 지방선거] ③ 구미 시의원에 도전하는 30대 정의당 최인혁 후보 정권교체에 이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권자들의 호응은 기존의 정당 선호도를 역전시켰다. 전국 대부분 시도에서 여당이 야당을 압도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자유한국당의 지지도가 살아 있는 곳이 대구 경북이다. 그중 경북지역의 지방선거 판도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출사표를 던진 이들의 면면으로 보면 이 지역에는 여전히 자유한국당이 여당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미에도 예년에 비기면 여당 예비 후보가 늘긴 했지만 자유한국당 후보와 비길 정도는 아니다. 구미에서도 몇몇 범진보 인사들이 새롭게 6·13 지방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나마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이라도 있지만, 진보정당의 경우는 양자구도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기.. 2022. 5. 23.
들판에 외로이 선 삼층석탑, 그가 건너온 세월 천 년 [선산 톺아보기 ⑪] 해평면 낙산리 삼층석탑 *PC에서는 가로형 사진은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해평면 낙산리 837-4번지 소재 낙산리 삼층석탑은 남북국시대 통일신라(676~935)의 전형적인 3층 석조 불탑이다. 구미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탑은 도리사 석탑과 함께 이 낙산리 탑, 둘뿐이다.(죽장리 오층석탑은 국보) 높이는 7.15m로 탑의 규모로는 작지는 않다. 탑은 낙산리 고분군(사적 제 336호)의 동남쪽의 낙산1리 마을회관의 남쪽 논 가운데 있다. 주변에는 석탑을 빼면 다른 유구(遺構 :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 따위를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잔존물)가 없다. 그러나 경작지에서 연꽃무늬가 새겨진 막새기와[와당(瓦當)]를 비롯하여 기와 조.. 2022. 5. 22.
구미의 노동자 시의원, ‘리턴즈’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도전 2018 지방선거] ① 구미 시의원 재선에 도전하는 정의당 김성현 후보 정권교체에 이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권자들의 호응은 기존의 정당 선호도를 역전시켰다. 전국 대부분 시도에서 여당이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자유한국당의 지지도가 살아 있는 곳이 대구 경북이다. 그중 경북지역의 지방선거 판도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출사표를 던진 이들의 면면으로 보면 이 지역에는 여전히 자유한국당이 여당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미에도 예년에 비기면 여당 예비후보가 늘긴 했지만, 자유한국당 후보와 비길 정도는 아니다. 구미에서도 몇몇 범진보 인사들이 새롭게 6·13 지방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나마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이라도 있지만, 진보정당의 경우는 양자구도에 밀려 존재감을 드.. 2022. 5. 16.
학교 뒷산을 오르다 깃대봉이라 부르는 뒷산 교무실의 내 자리에 앉으면 학교 강당 뒤편에 바투 붙은 산기슭이 보인다. 손을 뻗치면 닿을 듯한 산마루에는 정자 하나가 올라앉았다. 첫 출근 때부터 한번 오르리라고 별렀지만, 좀체 짬이 나지 않았다. 주당 꽉 찬 스물다섯 시간, 두 시간을 달아서 쉬는 시간도 거의 없는 탓이다. “저 산, 이름이 뭐지요?” “글쎄요……, 그냥 ‘뒷산’이라고 하지요.” “얼마나 걸리지요?” “1시간이면 됩니다. 괜찮은 산입니다.” 산 이름을 물으니 당혹스러워한다. 간단히 ‘뒷산’이라고 넘어갈 수 있는 건 워낙 나지막한 산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사는 동네의 뒷산인 북봉산이나 인근 원호리 부근의 접성산 줄기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자리에 이 산은 솟아 .. 2022. 4. 20.
4대에 걸친 ‘구황(救荒)의 자선’, 빗돌로 남았다 [선산 톺아보기 ⑩] 지산동의 3대 자선, ‘박동보 구황비’와 계선각(繼善閣) 구미시 야은로에서 지산동으로 빠지는 샛길, 기아오토큐 건너편 산어귀에는 기와를 얹은 흙 담장으로 둘러싸인 낡은 팔작지붕의 누각 한 채가 서 있다. 정면 3칸, 측면 1칸의 누각 정면 처마 아래엔 ‘繼善閣(계선각)’이란 현판이 걸렸다. 구미시 지산동의 ‘계선각’ 몇 발자국 앞에 난 한길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나다니지만, 이 누각의 내력을 알거나 그걸 궁금해하는 이들도 없는 모양이다. 동네 토박이일 듯한 이들에게 물어봐도 머리를 갸웃하여서 나는 부득이 지산동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서 간신히 이 누각을 찾을 수 있었다. 누각은 단청한 기둥 사이에 벽 대신 청색의 나무 창살을 두었는데 누각 안에는 세 기의 빗돌이 서 있다. 그러니까.. 2022. 4. 6.
[사진] 지산동 샛강의 벚꽃, 주변 사물과 어우러지는 ‘풍경의 재발견’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 이미지로 볼 수 있음. 구미 지산동 샛강의 ‘벚꽃 행렬’을 기사로 쓴 건 지난해 4월 1일이다. 샛강 벚꽃을 안 지는 훨씬 오래되었지만, 한 번도 그걸 글로 써서 누군가에게 추천해 보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해 작정하고 서너 차례 들러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가 그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굳이 ‘깨달았다’라고 쓴 것은 내가 너무 무심하게 샛강의 벚꽃 물결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깨우쳤기 때문이다. 나는 더러 지인들에게, 금오천 벚꽃 구경 가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대신 샛강에서 느긋하게 봄꽃을 즐겨보라고 권유하곤 했었다. 그러나 나는 샛강을 벚꽃을 봄이면 꽃을 만개하는 그저 그런 풍경 이상으로는 바라보지 않았었다. 샛강을 한.. 2022. 4. 5.
도서관의 일본인 빗돌 내력과 송덕비 미스터리 [도서관의 문화재 ③] 구미시립 인동도서관의 빗돌들 인동도서관은 2000년에 문을 연, 구미의 두 번째 시립도서관이다. 인동은 원래 칠곡군 인동면이었으나, 1978년 시 승격 때 구미로 편입된 지역이다. 구미 원 시가지에서 낙동강 건너에 있는 인동은 인구도 10만이 넘어 독자적인 생활권이어서 도서관 규모도 중앙도서관에 이어 두 번째다. 도서관 뜰에 모아놓은 빗돌 11개 인동도서관 뜰에는 산업화 과정에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역대 현감과 부사의 선정비, 불망비, 거사비(去思碑) 등의 비석을 옮겨와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인동 현감 이보와 인동 부사 김응해·원세정·이희원·정소·정홍채, 경상도 관찰사 홍훈 등 이른바 ‘방백(方伯 : 조선시대의 지방 장관)을 기린 송덕비가 7개, 지역 유지.. 2022. 3. 17.
선산, 한 고을이 사육신과 생육신을 함께 낳았다 [도서관의 문화재 ②] 구미시립 중앙도서관의 이맹전 유허비 도서관에 가면 ‘문화재’가 있다고 하면 어리둥절해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경북 구미에 있는 시립도서관 여섯 군데 중 세 곳이 그렇다. 원래 다른 데 있던 빗돌인데, 도시개발로 제 자리를 잃고 옮겨온 것들이다. 지자체마다 이들을 따로 모아 관리하는데, 박물관이 없는 도시라, 도서관 뜰에 이들을 다시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오래된 빗돌이 전하는 서사를 따라가 본다. 1994년, ‘시립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구미시립 중앙도서관은 구미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도서관이었다. 첫 도서관은 1986년에 개관한 경상북도립 구미도서관(지금은 경상북도교육청 구미도서관)이었다. 구미공단의 발전에 힘입어 구미가 시로 승격한 게 1978년이었으니 첫 시립도서.. 2022.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