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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113

지산 샛강의 ‘벚꽃 필 무렵’ 주말 만개를 준비하는 사흘간(3.25.~3.27.)의 샛강 벚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곳곳에서 피어나지 않는 벚꽃 때문에 꽃 없는 축제가 열리는가 하면, 축제가 연기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평년보다 개화가 이를 거로 예측한 것은 따뜻했던 겨울 때문이었고, 정작 개화가 늦어진 것은 3월 초반의 꽃샘추위와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서다. 객관적인 근거를 두고 내린 예측이니 어느 쪽도 잘못이 없다. 결국은 날씨는 하늘에 달린 거고, 예측을 벗어난 상황이 전개된 것은 이른바 ‘기후 위기’ 탓이라는 건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강원 속초시에서는 축제를 두 번에 걸쳐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속초시의 영랑호 벚꽃축제의 포스터는 ““죽을죄를 졌.. 2024. 3. 29.
[사진] 2024, ‘지산 샛강’에 이른 봄 샛강호수 둘레길 따라 황토와 마사토 ‘맨발길’도 조성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구미시 지산동에 있는 샛강은 낙동강 본류가 가지를 친 ‘샛강’으로 불리었지만, 강의 기능을 잃으면서 점차 습지로 바뀌어 온 낙동강의 망상하천(網狀河川), 즉 ‘강이 그물 모양으로 얽혀 흐르는 모양의 하천’이다. 전체 면적이 4.88km²인 샛강은 본류가 변한 우각호성(牛角湖性 : 우각호는 ‘낮은 평야 지대를 사행(蛇行)하던 하천이 끊겨 생긴, 쇠뿔 모양의 호수’) 습지라고도 한다. 습지로 바뀌면서 샛강은 연, 줄, 아기 연꽃, 가래, 마름, 물옥잠 등의 식물상과 잉엇과 어류(붕어, 가물치), 식용 달팽이, 황소개구리, 왜가리, 백로, 논병아리 등의 동물상(相)을 갖춘.. 2024. 3. 22.
‘칠곡 할매’들이 담벼락에 그려낸 그들의 ‘삶과 자부’ [칠곡] 칠곡군 약목면 남계리 ‘칠곡 가시나들 벽화 거리’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차를 끌고 나설 땐 묵혀두었던 볼일 몇 가지를 몰아서 해치우려는 하는 건 퇴직 후에 생긴, 요샛말로 ‘루틴’이다. 등락을 거듭하긴 하지만, 그간 기름값이 다락같이 오를 때가 적지 않았고, 코로나 시절엔 되도록 외출을 삼가다 보니 자연 그렇게 되었다. 약목면 남계리의 ‘칠곡 가시나들 벽화 거리’ 북삼읍 인평리의 달제 저수지를 돌아보고 내처 향한 데가 약목면 남계리다. 금오산에서 발원하여 동네를 가르며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이 두만천(豆滿川)인데, 웬 두만? 싶어서 나중에 확인하니 북녘의 ‘두만강’과 한자도 같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하지만, 그 까.. 2023. 11. 20.
달제 저수지, 그 연못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칠곡] 북삼읍 인평리 달제(달지못)의 왕버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용하다는 약방이나 의사가 제 터에서보다 다른 고장에 먼저 알려지듯, 명승도 타관 사람들에게 먼저 알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체로 사람들은 입소문이나 유명세를 좇아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내 고향 앞 샛강에 있던 미루나무숲이 주말이면 대구나 인근 도시에서 온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던 것도 같은 경우다. [관련 글 : ‘샛강’, 사라지거나 바뀌거나] 혹시 인근에 풍경 좋은 데가 있나 싶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게 된 곳이 칠곡군 북삼읍 인평리 895-1의 저수지 ‘달제’다. 한자어인 듯한데, 사람들은 ‘달지못’, ‘달비못’ 등으로 부른다는 조그만 연못이다. 칠.. 2023. 11. 15.
잎 벗은 나무와 갈대…, 샛강의 가을 서둘러 잎 떨군 벚나무와 갈대, 가을 이미지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0일, 다시 샛강을 찾았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체감 온도가 떨어졌다. 오랜만에 도로 아래쪽 강부터 돌기 시작했다. 바람이 세차서 몇 번이나 뚜껑 없는 챙 모자가 날아가려고 해서 나는 몇 번이나 모자를 새로 눌러써야 했다. 사흘 전 들러 버들마편초를 찍을 때만 해도, 그새 나뭇잎이 거의 다 떨어졌네, 하고 무심히 지나쳤었다. 바람이 몰아치는 둘레길로 들어서는데, 강을 삥 둘러싼 벚나무에 잎이 거의 붙어있지 않았다. 품종이 조금씩 달라서일까, 나는 머리를 갸웃했다. 요즘 매일 지나치는 동네 중학교 운동장의 벚나무도 한창 단풍으로 물.. 2023. 10. 23.
아스타와 버들마편초, 2023년 구미의 가을꽃 낙동강체육공원의 아스타, 샛강생태공원의 버들마편초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계절이 바뀌면서 공원이나 유원지에 피는 꽃이란 늘 비슷비슷하다. 가을꽃이라 하면, 국화나 코스모스가 제일 먼저인데, 너무 익숙하게 보는 꽃이라 별 감흥이 없다. 구미의 낙동강체육공원에서는 올해 ‘낭만 구미 꽃 축제’가 열렸던 모양이다. 거리에 펼침막이 걸렸지만, 무심히 보고 넘겼다. 나는 축제가 열리기 전에 체육공원을 다녀왔는데, 정작 축제는 그 며칠 뒤에 열렸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나는 축제 전에 미리 꽃을 돌아본 셈이었다. 체육공원에서는 몇 해 전부터 1천여 평의 터에 코스모스를 심어 꽃을 피우고 핑크뮬리 군락을 조성하여 시민들을 불러냈다. [관련 글 : 억새와 코스.. 2023. 10. 19.
그 숲과 황톳길 - 칠곡의 테마공원 ‘가산수피아’ 꽃과 황톳길을 품은 울창한 숲, ‘숲이야’ 탄성이 절로 나온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테마공원 가산수피아를 알게 된 것은 지난 8월, 가까운 데 맨발 걷기에 맞춤한 길이 없나 찾으면서다. 경상북도 나들이 블로그는 물론 칠곡군의 문화관광 사이트에서 명소로 소개하는 곳이었다. 가산수피아? 난생처음 듣는 곳인데, 거기 1.5km 황톳길이 펼쳐져 있다고 했다. 나는 이름의 ‘가산’만 보고 가산산성이 있는 동명면 쪽의 위락단지 안에 있는가 보다, 지레짐작하면서 언제 가족들 모이면 들르리라고 마음먹고 있었다. 2019년에 문 연 가산수피아, 4년 뒤에 알았다 명절을 앞두고 새로 검색해 보니 가산수피아는 동명 쪽이 아니라, 인동에서 가산으로 넘어가는 학하.. 2023. 10. 4.
옛 이름의 향교에 남은 ‘김산 의병’의 자취가 덧없다 김천시 교동 김산향교(金山鄕校)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한자로 ‘쇠 금(金)’ 자를 쓰지만, ‘김’으로 읽는 성씨와 지명이 있다. 본관과 상관없이 ‘쇠 금’ 자를 쓰는 김씨는 모두 ‘김’으로 읽고, 지명 가운데에는 김천(金泉)을 비롯하여 김해(金海), 김포(金浦), 김제(金堤), 김화(金化) 등이 ‘금’이 아닌 ‘김’으로 읽는다. (성씨 가운데 ‘금’씨는 ‘거문고 금(琴)’ 자를 쓴다.) 실제 글자와 발음을 달리하는 이유는 여러 설이 있으나, 공인된 것은 없다. 성호 이익(1681~1763)은 에서 고려시대에 여진의 후예인 금나라가 동아시아의 최강국으로 등장하면서 원래 ‘금’이었던 성씨가 ‘김’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일설’이라는 단서.. 2023. 9. 14.
솔숲 속 송림사, 돌아와서야 참 아름다운 절임을 알았네 칠곡군 가산면 송림사(松林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팔공산 송림사를 찾은 건 이태 전인 2021년 10월이다. 칠곡에 있는 대학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팔공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으니 자주 절 앞을 지나다녔지만, 정작 거기 제대로 들른 기억이 없다 싶어서였다. 처음 송림사에 들른 건 아마 고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송림사, 고교 때부터 찾은 절집 송림사가 있는 동명은 거기 산 적도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들어본 이름이어서 익숙해진 고장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동명 아저씨’라고 부른 먼 친척이 우리 집에 한동안 머물렀었다. 조그만 아이에게 대나무로 물총을 만들어 줄 만큼 친절한 분이었는데, 그가 동명 사람이었.. 2023. 8. 20.
2023, 샛강의 연꽃 [사진] 2023년, 구미 지산동 샛강생태공원의 연꽃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한동안 우기가 계속되어 집 안에만 머물다가 어제(21일) 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샛강을 들렀다. 날이 개어 더할 수 없을 만큼 맑고 쨍한 날씨였다. 한여름인데도 성큼 높아 보인 하늘만 보면 마치 초가을 같았다. 그동안 어둡기만 했던 하늘에 뜬 구름도 맑고 시원했다. 아내가 샛강에 연꽃이 좋더라고 해서 올해 첫 연꽃을 구경한 게 지난 7월 5일이다. 광범위 줌렌즈(28~300)로 150컷 넘게 찍었는데 돌아와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핀이 나갔는지 초점이 잘 맞지 않아서 인제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중고로 산 저가 렌즈인데 어느 날부터 초점이 흐트러진 듯했다. 병.. 2023. 7. 24.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올해 128년이 되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 가실성당*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천주교 가실(佳室)성당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낙산1리에 있다. 가끔은 스쳐 지나가는 길목인데, 잠깐 짬을 내어 차를 세우고 성당의 외관을 렌즈에 담은 것은 2013년 8월이다. 구미로 옮아온 이듬핸데, 워낙 오래된 교회로 유명했고, 2003년에 성당과 옛 사제관이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기억해서다. 경북에서 처음, 전국에서 11번째로 세워진 성당 언제 작정하고 정식으로 성당을 방문하여 성당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차일피일하다 10년이 지나버렸다. 명승지로 이름난 된 전통 사찰과 달리 교인이 아닌 사람이 성당과 교회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2015년 5월 전주 가족여행 중에 들른.. 2023. 6. 13.
벚꽃이 지고 없어도 ‘연화지’와 ‘봉황대’는 아름답다 김천시 교동 연화지(鳶嘩池)와 봉황대(鳳凰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야간 벚꽃 촬영지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김천시 교동의 연화지(鳶嘩池)에 다녀왔다. 명성은 여러 차례 들었지만, 초행이었다. 올 벚꽃 개화 시기가 일주일쯤 빨라지면서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벚꽃이 거의 다 지고 나서야 아내와 주말에 귀향한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선 것이다. ‘전국적 벚꽃 명소’ 연화지 초행길 꽃은 지고 없어도 워낙 명소니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고 여겼지만, 차를 대고 호숫가로 들어서면서 나는 이 호반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금방 눈치챘다. 물은 맑지 않았지만, 수면에 드리운 왕벚나무와 주변의 아파트 등 건물의 그림자가 이채로웠다. 언뜻 ‘연화지’라고.. 2023. 4. 12.